서울시가 여성 1인 가구 250곳에 디지털 비디오 창, 문 열림 센서, 휴대용 비상벨, 현관문 보조키 등 ‘불안해소 4종세트’를 지원한다. 여성 1인 점포 50곳에는 무선 비상벨을 지급한다.
시는 여성 1인가구 밀집지역에 안심 생활환경을 조성하는 ‘SS존(Safe Singles Zone)’ 시범사업을 양천구와 관악구 2개 자치구에 집중 추진한다고 6일 밝혔다. 여성 1인가구와 점포에 안전장치 설치를 지원하고 귀갓길 등 여성안전 환경을 조성한다.
관악구는 전국에서 1인 가구(14만1083가구, 53.2%)와 여성 1인가구(6만6423가구, 25.1%)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이에 신림역 일대 반경 700m 이내 4개 동(신림동, 서원동, 신사동, 신원동)을 시범지역으로 선정했다. 양천구는 목2동, 목3동, 목4동을 시범지역으로 선정했다.
SS존 지역에는 태양광 로고젝터로 ‘여기서 경찰서가 100m 이내에 있습니다’ 같은 안내문구를 띄우는 등 안전한 귀갓길 환경을 조성한다. 불법촬영 점검서비스도 정기적으로 제공된다. CCTV 관제와 정기순찰 강화, 지역 내 유흥업소 화장실 특별점검, 안심귀가 서비스, 안심택배함 설치 등 기존 서울시의 여성안심서비스도 집중 지원된다.
최근 있었던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 이후 주거지나 점포 침입 성범죄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주거 침입에 대비한 집 내부의 안전 환경도 조성한다. 집 안팎에 설치하는 ‘여성안심 홈’ 4종 세트(▲디지털 비디오 창 ▲현관문 보조키 ▲문열림 센서 ▲휴대용 비상벨)는 관악구 150가구, 양천구 100가구에 지원할 예정이다.
디지털 비디오 창은 집 안에서 외부 사람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장치다. 집 밖에서 벨을 누르면 집 안 모니터를 통해 누가 벨을 눌렀는지 확인할 수 있다. 벨을 누르는 순간 캡처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문열림 센서는 부재중이나 새벽 시간대에 외부에서 문(창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사이렌 경보음과 함께 지인에게 문자가 전송되는 안전장치다.
현관문 보조키는 도어락 외 이중잠금이 가능한 안전장치다. 번호키가 열리더라도 문이 열리는 것을 막아준다.
휴대용 비상벨은 휴대하고 있다가 누군가 따라오는 것을 느끼거나 침입 등 위기상황에 있을 때 당기면 경보음이 발생한다. 지인과 112에 비상메시지도 자동 전송된다.
또 여성 1인 점포에 설치되는 무선 비상벨은 경찰서에만 연결되는 기존 방식에서 더 나아가 구청 CCTV관제센터까지 3자 통화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안심이 망을 연계해 점포와 가장 가까운 CCTV를 통해 침입자의 이동경로를 파악할 수 있다. 경찰이 즉각 출동할 수 있다.
시는 자치구당 25개소씩 총 50개소를 선정해 설치 지원할 예정이다.
신청은 오는 10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받는다. 각 자치구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 후 구비서류와 함께 담당자 이메일로 신청하면 된다.
여성 1인가구 신청 대상은 혼자 사는 여성, 30세 미만 미혼모·모자가구 중 전월세 임차보증금이 1억원 이하인 주택에 거주하는 단독 세대주다. 여성 1인 점포는 여성 혼자 운영하는 곳이면 신청 가능하다. 신청 점포를 대상으로 심의위원회에서 현장심사 후 선정할 계획이다. 시는 실제 범죄사례가 있었던 점포나 범죄취약지역 등에 위치한 점포, 소규모 점포 등을 우선해 지원할 예정이다.
박원순 시장은 “여성 1인가구가 느끼는 일상의 불안은 생각보다 크다. 최근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으로 여성들에게 노출된 일상 속 불안이 얼마나 크고 심각한지가 단적으로 표출됐다”며 “서울시가 안전사각지대, 특히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불안해소 정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은 지난달 29일 30대 남성이 홀로 귀가하는 여성을 따라가 집 안으로 침입하려 했던 사건이다. 남성은 지난달 31일 구속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주거침입 강간미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백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