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복 소재라서(?)…전자담배 폭발 후 전투복에 불붙어 ‘중화상’

입력 2019-06-06 08:53
YTN 화면 캡처

육군 부대에서 한 병사의 주머니에 있던 전자 담배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를 당한 병사는 화학 섬유 비율이 높은 새 전투복 바지에 불이 붙으면서 중화상을 입었다.

YTN은 지난달 30일 경기도의 한 육군 부대 소속 조모 상병 바지 주머니에 있던 전자 담배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폭발 직후 전투복 바지에 불이 붙어 조 상병은 왼쪽 허벅지 전체에 2~3도 화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화상이 컸던 이유는 폭발 이후 전투복 바지에 불이 붙었기 때문이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과거 북방색 전투복은 천연섬유와 화학섬유 비율이 5대5였던 반면 현재 디지털 무늬 군복은 그 최대 2대8로 높아져 불에 취약하다.

군 안팎에서는 신축성이나 통풍 등에 치중해 전투복을 등산복처럼 만들다 보니 불에 잘 타는 화학섬유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군납 업체 관계자는 YTN에 “신축성하고 흡한 속건(땀흡수), 항균성을 추가하기 위해 아웃도어 의류 쪽에 적용되는 기술”이라며 “그러다 보니 불이 잘 붙는 거다. 화학 섬유기 때문에 유독 가스도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우리 군은 지난 2017년 8월 7명의 사상자를 낸 K-9자주포 폭발사고 때 전투복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 후 쉽게 타지 않는 난연 전투복 도입을 추진했지만 실제 보급은 2년 가까이 지난 올해 4월이 돼서야 이뤄졌다.

난연 전투복은 일반 군복보다 2배 이상 비싸기 때문에 전군에게 보급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예산의 한계로 난연 전투복 지급을 확대하기 어렵더라도 불에 잘 타는 전투복 소재는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