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 남자 보좌관은 여성인 나를 꼭 집어 “여기 커피 좀”이라고 시킨다. 모든 보좌진 다 있는 자리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나를 지목하는 것”
‘국회페미’가 6월 한 달 간 일터로서, 민의의 대표기관으로서 성평등한 국회를 만들기 위해 ‘커피는 여자가 타야 제맛입니까?’ 캠페인을 펼친다.
이번 캠페인은 ‘일터로서 성평등한 국회 만들기 캠페인’의 첫 번째 주제다. 커피·차를 손님에게 대접하는 행위를 여성에게만 강요하는 국회의 그릇된 문화를 꼬집은 것이다.
국회페미는지난 1월 국회에서 일하면서 여성이기 때문에 겪은 불편·부당한 사례를 설문했고, 이를 바탕으로 성평등한 국회를 위해 캠페인을 개시했다. 이 때 가장 많은 국회페미 구성원이 지적한 것은 커피·차 접대 문화였다.
한 구성원은 “여성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불편하고, 부당했다. 국회에서 나는 인간이 아니라 ‘여비서’”라며 “온갖 잡스러운 일(택배 나르기, 전화 받기, 탕비실 정리)을 여자이기 때문에 모성을 강요당했고, 정책을 배울 수 있는 기회에서는 완전히 도려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정감사 때 내게는 보좌진들 삼시 세끼 챙기는 것, 자료 요구 대신 하는 것 말고는 아무 일도 주어지지 않았다”며 “보좌진들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어머니의 역할만 강요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는 “배달음식을 먹을 때면 차리는 것부터 먹고 나서 정리하는 것까지 여성들 몫”이라고 전했다.
국회페미 활동가는 “입법기관에서부터 먼저 성평등한 일터가 돼야 한다”며 “국회 내 여성 근로자들의 일상의 사례들을 모아 성평등한 국회가 될 때까지 캠페인을 계속해서 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국회페미는 국회 구성원 및 방문자가 볼 수 있도록 각 의원실, 사무처, 도서관 등 국회의 소속 모든 부서에 포스터를 전달하고, 공개된 장소에 포스터를 부착하는 방법 등을 통해 캠페인을 확산할 계획이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