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치밀하게 준비한 계획범죄”

입력 2019-06-05 19:13
살인 및 사체유기 등의 혐의를 받는 고모(36·여)씨가 4일 오전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제주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신상이 공개된 고유정(36)이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교수는 5일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고유정의 계획범죄 가능성을 주장했다. 그는 “고유정이 범행동기를 분명하게 얘기하지 않고 있지만 사전에 아주 치밀하게 계획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차량을 이용해서 사체를 이동시키겠다는 의지도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계획범죄가 의심되기 때문에 경찰이 범행 동기를 파악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양육권 다툼 또는 아이 면담 문제를 제외하고 다른 이유가 있을 가능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성격장애라면 그렇지 않을 수 있다”면서 “성격장애 때문에 전 남편에게 심각한 앙심을 품고 범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여)이 사체유기에 사용한 차량이 제주동부경찰서에 세워져 있다. 뉴시스

이 교수는 심각한 앙심의 배경으로 최근 현 남편이 전처와 낳은 의붓자식이 사망한 사건을 제시했다. 고유정이 관계 망상을 앓고 있다면 의붓자식이 사망한 사건의 책임을 강씨에게 돌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의붓자식의 의문의 죽음이 전 남편 살해를 촉발한 요인이 됐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면서 “만약 고유정에게 사고장애가 있다면 의붓자식의 사망이 전 남편과 관련 있다는 망상에 빠졌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방송화면 캡쳐

고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지난 1일 체포됐다.

조사 과정에서 고씨는 “시신은 가방에 넣어 제주와 완도 사이에 있는 바다에 버렸다”고 밝혔지만 계획범죄 여부와 공범 및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아직 입을 열고 있지 않다. 의붓아들의 죽음과 전 남편 살해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침묵하고 있다.

박준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