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군대에선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14대 국회의원선거 부재자 투표에서 대대장이 부하와 병사들에게 1번 민주자유당을 찍으라고 강요한 것이다.
“군의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속해 있는 여당에 투표하는 것이 군인의 길”이라면서 말이다.
내가 당시 군인이었다면 대대장에게 저항할 수 있었을까. 그렇게 모든 군인이 침묵할 때 한 젊은 중위가 기자들 앞에서 외쳤다. 이건 잘못됐다고.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이 젊은 중위는 바로 끌려 나가서 구속됐다. 우리에게 직접 취재 의뢰가 들어온 건 아니지만 우리 채널을 구독하는 ‘TMI 수집가’들을 위해 당시 그 젊은 중위에게 전화했다.
이지문 전 중위 “바로 그 자리에서 헌병대에 연행돼서 무단이탈로 구속됐죠. 3주간 군 영창에 있었고 기속유예로 석방되면서 이등병으로 파면 조치되면서”
그의 이름은 이지문. 고려대 ROTC 출신으로 전역 후 장교 특채로 삼성그룹 입사가 확정된 상태였다. 그러나 이 폭로로 장교 신분이 사라지며 입사도 취소됐다. 그러나 그동안 입을 다물었던 군인들이 너도나도 부대 내 부정투표가 사실이었음을 증언했고, 이를 계기로 군대 내에서 시행되던 부재자 투표가 영외 투표로 바뀌었다. 지금은 너무 당연한 군인들의 선거 자유는 한 젊은 중위의 희생으로 생겨난 것이다. 그가 폭로하지 않았다면 대기업에서 안정적으로 더 많은 돈을 벌며 생활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지문 중위님, 그때 일을 후회하시나요?
이지문 전 중위 “단 한번도 후회를 안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그냥 (폭로를) 안 하고 정상적으로 제대를 해서 삼성에 복직했으면 조금 더 편안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다시 돌아가더라도 다시 그 선택을 할 수밖에 없고”
이지문 중위는 1995년 서울시의원을 지냈고, 호루라기재단, 내부제보실천운동 등에서 시민운동가로 활동했다. 지금은 한국청렴운동본부 이사장, 연세대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런데 기재부 내부 고발했던 신재민 전 사무관은 어떻게 살고 있으려나. 아무튼 당신도 취재를 의뢰하고 싶다면 유튜브를 구독하고 댓글로 의뢰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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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상 기자, 제작=전병준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