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낮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앰비션’ 강찬용을 만났다. 지난해 12월 프로게이머 은퇴를 선언하고 개인방송인으로 변신한 그와 약 한 시간가량 인터뷰를 진행했다. 자리를 뜨기 전 ‘2019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올 시즌 활약을 기대하는 선수 3인을 꼽아줄 수 있는지 물었다. 강찬용은 선수가 아닌 팀을 지목해도 되겠느냐고 했다.
-올 시즌 활약을 기대하는 선수 3인을 꼽아줄 수 있나요? 기사로 쓰고 싶어요.
“선수가 아닌 팀을 지목해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가장 기대하는 팀은 그리핀이에요. 약간 팬이기도 하고요. 팀원들 간의 믿음, 선수와 코칭스태프 사이의 믿음이 보여요. 게임 안에서도, 방송에서 비치는 모습에서도요. 정말 기대했던 팀인데 지난 시즌 결승에서 너무 허무하게 진 것 같아요. 더 잘됐으면 좋겠어요. 노력한 게 많이 보이거든요. 그리핀은 다른 아홉 팀과 다른 마인드를 가진 것 같아요.”
-오픈 마인드 얘기인가요?
“네. 오픈 마인드예요. 생각 회로가 여러 가지인 것 같아서 저는 팬이 됐어요. ‘타잔’ 이승용의 플레이가 마음에 드는 것도 있고요. 지금은 많이 바뀌긴 했지만, 이승용은 제가 추구하는 정글러 스타일과 가장 비슷한 선수였어요.”
- 또 기대하는 팀이 있나요?
“그다음으로 기대하는 팀은 아프리카 프릭스예요. 제가 개인방송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가진 실력에 비해 지난 시즌 성적이 안 나왔던 팀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시즌에는 많이 올라가지 않을까 싶어요.
지난 시즌 개인적으로 응원했던 선수는 ‘스코어’ 고동빈이었어요. 이번 시즌엔 ‘프레이’ 김종인을 응원해요. 정말 잘 됐으면 좋겠어요. 고민을 많이 한 거로 알고 있거든요. 공교롭게도 두 선수가 같은 팀이 됐어요. 김종인을 응원하면 자연스럽게 고동빈도 응원하게 되겠네요. 그리고 그런 선수들이 잘해줘야 LoL 시장이 더 커지지 않을까요. 팬들도 더 열광하고요.”
-‘그런 선수’들은 어떤 선수들인가요.
“사람들이 좋아하는 선수요. 그런 선수들이 잘해야 판이 커지겠죠.”
-김종인과는 은퇴 시기가 비슷했는데, 본인도 선수로 복귀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었나요.
“솔직히 이번 ‘LoL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을 보면서 피가 끓어오르긴 했어요.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망상’을 했어요.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안 될 거라는 걸 알았어요. ‘나는 이 끓어오르는 피로 개인 방송에 집중하자’ ‘솔로 랭크 점수를 올리자’는 생각이에요.”
-고맙습니다. 혹시 강찬용의 팬과 개인방송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저는 항상 방송을 봐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합니다. 봐주시는 분들로부터 힘을 얻어서 더 열심히 준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최고의 방송’이 되겠다는 말을 했어요. 지금은 솔직히 더 이상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아요. 꾸준히 개인방송을 할 테니, 언제 방송을 틀어도 늘 같은 모습인 개인방송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