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크에 이어 블론세이브까지’ 정우람, 벌써 4개…박치국과 공동 1위

입력 2019-06-05 09:32

한화 이글스가 2-1로 앞선 지난 4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 9회말이다. 한화 마무리 투수 정우람(34)이 마운드에 올랐다.

정우람은 롯데 3번 타자 손아섭(31)에게 큼지막한 좌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다음 타자는 이대호(37)다.

정우람이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순간, 손아섭이 여러 차례 팔을 들어 정우람의 투구 동작을 지적했다. 투구를 위해 공을 글러브로 가져가는 순간 왼손이 잠시 멈칫하는 이중 동작을 했다는 것이다. 심판진도 수긍하며 보크 판정을 내렸다. 손아섭은 3루에 무혈 입성할 수 있었다.

이어 이대호의 유격수 땅볼이 이어지며 2-2 동점이 만들어지며 연장으로 경기가 흘러갔다. 그리고 한화는 연장 11회 말 롯데 오윤석(27)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역전패를 당했다.

정우람의 올 시즌 네 번째 블론세이브가 기록되는 순간이었다. 블론세이브 공동 1위가 되는 순간이다.

정우람은 지난해 35세이브로 타이틀을 차지한 선수다. 그러나 올해 유독 세이브 기회를 많이 잡지 못하고 있다. 팀이 지는 경기가 많고, 이기는 경기 역시 세이브 상황이 잘 만들어지지 않아서다.

정우람의 투구 지표는 나쁘지 않다. 24경기에 나와 3승 1패, 8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평균자책점도 1.88로 매우 좋다. 24이닝 동안 볼넷도 4개밖에 되지 않는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1.08로 좋다. 그럼에도 세이브는 쌓이지 않고 블론세이브만 늘고 있으니 정우람 본인으로선 속이 타들어 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블론세이브 공동 1위는 두산 베어스 박치국(21)이다. 역시 4차례다. 지난해 17홀드를 기록하며 두산 허리를 굳건히 지켰던 박치국이었지만 올해는 조금 다른 성적을 내고 있다.

29경기에 나와 1승1패, 3세이브 7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평균자책점은 6.38로 좋지 못하다. 피안타율도 0.327로 높다. 어찌보면 젊은 투수의 짧은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이밖에 SK 와이번스 김태훈(29)과 두산 함덕주(24), 삼성 라이온즈 장필준(31), 롯데 손승락(37), KT 위즈 정성곤(23), NC 다이노스 원종현(32)이 블론세이브를 3개씩 기록하고 있다.

반대로 세이브 1위는 키움 히어로즈 조상우(25)로 17개를 기록하고 있다. 이어 NC 원종현이 16개로 뒤를 추격하고 있고, 함덕주가 15개에 멈춰서 있다.

블론세이브는 마무리 투수의 숙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등판 횟수가 많을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계속 쌓여간다면 본인에게도 팀에게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지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