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선수 출신의 끝내기 인생타’ 오윤석, 멀티내야수비 강점

입력 2019-06-05 09:11 수정 2019-06-05 11:18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지난 4일 울산 경기 11회말이었다. 롯데 3번 타자 손아섭(31)이 한화 투수 안영명(35)과의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 1루에 진출했다. 4번 타자 이대호(37)가 우익수 방향 안타를 뽑아냈다.

그러나 5번 타자 전준우(33)가 어이없게 번트를 대다 포수 파울플라이 아웃됐다. 6번 타자 전병우는 어이없게 루킹 삼진을 당했다. 12회 연장으로 넘어가려던 순간이었다.

이때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오윤석(27)이었다. 안영명의 3구를 때려 좌익수 방향으로 공이 굴러갔다. 2루 주자 손아섭이 온 힘을 다해 홈을 파고들었다. 끝내기 결승타였다. 오윤석이 만들어낸 ‘인생타’였다.

오윤석은 경기고를 졸업할 당시 2차 드래프트 8라운드에서 롯데의 지명을 받았으나 연세대에 진학했다. 대학 졸업반 때인 2014년에는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하고 결국 육성선수로 롯데에 입단했다.

입단 첫해였던 2015년 1군 경기에 29게임을 뛰어 33타수 9안타, 타율 0.273을 기록했다. 홈런도 때려냈다. 내야수로서 수비도 안정적이어서 가능성을 보였다. 시즌 뒤 상무에 입대해 일찌감치 군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지난해 3루수 한동희(20)를 대신해 1군에 콜업돼 13경기를 뛰었다. 그러나 12타수 2안타, 타율 0.167을 기록해 오랜 시간 1군에 머물지 못했다.

올 시즌은 달랐다. 스프링캠프를 소화한 뒤 1군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다. 3월 타율은 0.286으로 괜찮았다. 그러나 4월 들어 0.250, 5월 0.232를 기록하면서 하향세가 계속됐다.

그러나 최근 다시 타오르고 있다. 지난달 30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5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5경기서 5타점을 기록 중이다.

오윤석의 최대 강점은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1루수로 40경기를 뛰었다. 채태인(37)과 이대호(37) 외에 백업 1루수 자원을 확보한 셈이다. 이것만이 아니다. 2루수로도 18경기, 3루수로 5경기를 소화했다. 멀티 내야 수비라는 1군 생존 무기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아직 부족한 게 많다. 삼진이 너무 많다. 42개나 된다. 0.323에 머물고 있는 출루율을 높여야 생존에 도움이 된다. 안타도 중요하지만 볼넷으로 걸어나가는 선구안도 필요하다. 연봉 3000만원 선수의 본격적인 1군 생존기는 이제부터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