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가늠자인 6월 모의고사가 4일 전국 고등학교와 사설학원에서 실시됐다. 고교 3학년생들의 관심은 이번 시험의 등급 컷과 올해 수능의 예상 난이도에 집중돼있다.
6월 모의고사는 3월부터 5월까지 치렀던 모의고사보다 등급 컷에 대한 관심이 높다. 출제 기관이 시·도교육청 또는 사설업체가 아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기 때문이다. 평가원은 수능 출제기관이다. 학생들이 6월 모의고사 성적을 수능의 바로미터로 여기는 이유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모의고사 성적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6월 모의평가는 향후 입시 전략을 정하는 중요한 시험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과에 너무 연연했다가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며 “이번 시험을 통해 자신의 문제나 부족한 점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이를 토대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늘 똑같은 조언 같지만 수험생들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2015학년도 수능이 좋은 사례다. 입시학원들은 그해 평가원이 주관한 9월 모의고사 국어 B형에서 원점수 100점을 맞아야만 1등급을 받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원점수 94점이면 3등급이었다. 하지만 그해 수능 국어 B형 난이도는 급반전했다. 91점을 받으면 1등급 마지노선이었고, 3등급은 70점대 후반~80점대 초반에 걸쳐 있었다. 두 시험 모두 평가원이 출제했지만 난이도는 전혀 달랐던 것이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에도 나타났다. 입시학원들은 2018년 9월 모의고사 국어 1등급 원점수 컷을 96~97점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수능에서 국어 1등급 원점수 컷은 84점 내외였다. 9월 모의고사 성적에 안심했던 학생들은 피눈물을 흘렸다. 평가원 모의고사를 잘 봤다고 안심할 이유도, 못봤다고 좌절할 필요도 없다는 뜻이다.
학생들은 6월 모의고사에 출제된 문제 유형 분석은 확실히 하되 난이도는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조언이다. 성균관대 인문사회캠퍼스에 재학 중인 김모(22)씨는 “언론이 얘기하는 난이도를 믿지 말아야 한다”며 “대신 수능은 무조건 어렵게 나온다고 생각하고 준비해야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박준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