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 117㎏.’
KBO 공식 홈페이지에 나오는 SK 와이번스 소속이던 브록 다익손(25)의 프로필이다. KBO리그 최장신 외국인 투수였다. 207㎝의 같은 팀 동료 장민익(28) 다음의 신장이다.
다익손은 지난해 11월 일찌감치 SK에 영입됐다. 메릴 켈리(31)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연봉 60만 달러, 옵션 10만 달러 등 총액 70만 달러에 데려왔다.
캐나다 출신인 다익손은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었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지명을 받은 뒤 트리플A까지 진출했지만, 메이저리그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다익손은 150㎞에 육박하는 패스트볼과 제법 다양한 변화구로 KBO 타자들을 승부했다. 결과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며 12경기에 나와 65.2이닝을 소화했다. 3승2패,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하고 있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5차례나 됐다. 하위권 구단들의 외국인 성적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지난 3일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접했다. 헨리 소사(34)의 영입이다. SK는 다익손을 웨이버 공시했다. 4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 선발 투수로 내정된 상태였다. SK는 팀 사정과 다익손 본인의 입장 등을 고려해 빠른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맹활약 중인 켈리를 떠올리며 마운드에 올랐을 다익손이다. 그러나 25세 청년의 코리언 드림은 2년 연속 우승을 바라는 SK구단의 냉정한 평가에 뒷전으로 밀리면서 산산히 깨져 버렸다. 냉혹한 프로야구의 현실을 또 한번 지켜보게 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