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부사관이 서울 강남 코엑스 일대에서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하던 남성을 붙잡아 경찰에 인계했다.
육군 15사단 수색대대 소속 강철구(25) 하사는 지난달 19일 휴가를 맞아 여자친구와 코엑스에서 데이트를 하던 중 수상한 남성을 발견했다. 에코백을 고정해 든 이 남성은 주변을 경계하면서 치마 입은 여성의 뒤를 따라다니고 있었다.
강 하사는 남성이 불법 촬영을 하고 있다고 의심해 그를 예의주시했다. 인파 탓에 남성을 놓치기도 했지만 강 하사는 금세 똑같은 행동을 하고 다니는 남성을 다시 발견했다. 강 하사는 곧장 남성에게 다가가 가방을 확인해볼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가방 속에 불법 촬영을 했다고 의심할 만한 카메라는 없었다.
강 하사는 “CCTV를 확인하면 불법 촬영한 모습이 다 나온다”며 남성을 추궁했다. 그러자 이 남성은 바지 속에서 USB 형태의 카메라를 꺼내며 자신의 범죄 사실을 실토했다. 이에 함께 있던 여자친구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올 때까지 남성을 붙잡고 있던 강 하사는 경찰에 이 남성을 인계했다.
강 하사는 “불법 촬영 범죄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다. 내 주변 사람들이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했어야 할 일”이라며 “앞으로도 최전방을 굳건히 수호하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군인의 본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육군은 “붙잡힌 피의자의 USB에서 나온 불법 촬영 영상만 390여개였다”며 “자칫 많은 여성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빠른 상황판단과 조치로 불법 촬영 피해를 예방한 강 하사가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15사단은 불법 촬영범 검거에 도움을 준 강 하사를 격려하고 표창을 수여했다.
강태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