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만 쫓는 남자 잡고 보니…USB에 몰카 영상 390개

입력 2019-06-04 00:30
동부전선 육군 15사단 수색대대 강철구(25) 하사.뉴시스

육군 부사관이 서울 강남 코엑스 일대에서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하던 남성을 붙잡아 경찰에 인계했다.

육군 15사단 수색대대 소속 강철구(25) 하사는 지난달 19일 휴가를 맞아 여자친구와 코엑스에서 데이트를 하던 중 수상한 남성을 발견했다. 에코백을 고정해 든 이 남성은 주변을 경계하면서 치마 입은 여성의 뒤를 따라다니고 있었다.

강 하사는 남성이 불법 촬영을 하고 있다고 의심해 그를 예의주시했다. 인파 탓에 남성을 놓치기도 했지만 강 하사는 금세 똑같은 행동을 하고 다니는 남성을 다시 발견했다. 강 하사는 곧장 남성에게 다가가 가방을 확인해볼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가방 속에 불법 촬영을 했다고 의심할 만한 카메라는 없었다.

강 하사는 “CCTV를 확인하면 불법 촬영한 모습이 다 나온다”며 남성을 추궁했다. 그러자 이 남성은 바지 속에서 USB 형태의 카메라를 꺼내며 자신의 범죄 사실을 실토했다. 이에 함께 있던 여자친구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올 때까지 남성을 붙잡고 있던 강 하사는 경찰에 이 남성을 인계했다.

강 하사는 “불법 촬영 범죄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다. 내 주변 사람들이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했어야 할 일”이라며 “앞으로도 최전방을 굳건히 수호하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군인의 본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육군은 “붙잡힌 피의자의 USB에서 나온 불법 촬영 영상만 390여개였다”며 “자칫 많은 여성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빠른 상황판단과 조치로 불법 촬영 피해를 예방한 강 하사가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15사단은 불법 촬영범 검거에 도움을 준 강 하사를 격려하고 표창을 수여했다.

강태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