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의 황금세대로 평가받던 이들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주장 완장을 찬 리오넬 메시와 앙헬 디마리아,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그들이다. 오는 14일 브라질에서 개최되는 2019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 준비에 돌입했다.
모두 10년 이상 대표팀 경기를 뛰어온 베테랑들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우승을 차지해 금메달을 걸었던 선수들로 현재까지 대표팀에 생존했다. 메시는 2005년 성인 대표팀에 처음 뽑히며 8번의 국제대회를 치러왔다. 아구에로는 2006년, 디마리아는 2008년 발탁됐다. 카를로스 테베즈, 곤살로 이과인 등 같은 세대 선수들이 떠나는 와중에도 현재까지 남았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향해 달려가는 그들의 나이를 고려했을 때 다음 대회에도 세 명의 선수가 다시 모인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황금세대’로 평가받던 이들이지만 베이징올림픽 이후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8강), 2011 코파 아메리카(8강), 2014 브라질월드컵(준우승), 2015 코파 아메리카(준우승), 2016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준우승), 2018 러시아월드컵(16강)까지 번번이 좌절했다. 모두 굴지의 유럽 빅클럽에서 활약하며 승승장구했지만, 대표팀 유니폼을 입으면 상황이 달라졌다. 대표팀 우승은 그들의 선수 경력에서 유일하게 남은 목표다. 심기일전해 다시 한번 남미 정상을 노린다.
어려운 도전이다. 스포츠 도박사들은 압도적인 브라질의 우승을 점치고 있다. 오랜 기간 발을 맞춰왔을뿐더러 최정예로 전력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우승에 대한 동기부여도 특별하다.
아르헨티나는 다르다. 코파 아메리카에 나서는 선수단 23명 중 2018 러시아월드컵에 나섰던 선수는 6명뿐이다. 메시, 디마리아, 아구에로, 니콜라스 오타멘디, 니콜라스 타글리아피코, 파울로 디발라가 그들이다. 대회를 앞두고 월드컵 실패를 동력 삼아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했다는 얘기다. 함께해왔던 시간이 적은 만큼 아직 조직력이 완성되지 않았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공격적인 재능을 갖춘 스타 선수들을 보유한 것과 별개로 중원에서의 조직력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은 아르헨티나의 큰 약점으로 지적된다.
주장 완장을 찬 메시는 지난 1일 현지 매체를 통해 대회를 앞둔 소감을 전했다. “국가대표팀에서 반드시 우승을 차지하고 선수 생활을 끝내고 싶다. 지금까지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했지만 우승을 하지는 못했다”며 “꿈을 위해 다시 일어날 것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싸울 것이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