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정용기→한선교…당3역 전부 막말 논란

입력 2019-06-03 16:59 수정 2019-06-03 17:26

한선교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이 3일 바닥에 앉아있는 출입 기자들을 향해 “아주 걸레질을 한다”고 해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한 총장은 “열악한 취재 현장에 기자들이 고생한다고 생각해 한 말”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앞서 나경원 원내대표(달창 발언), 정용기 정책위의장(문재인 김정은 비교 발언) 등도 부적절한 표현으로 구설에 올라, 한국당은 당3역(黨三役)이 모두 막말 논란에 휩싸이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한 사무총장은 3일 국회 본청 한국당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백그라운드 브리핑’을 위해 회의실 앞바닥에 앉아있던 출입 기자들을 보며 “아주 걸레질을 하는구만”이라고 말하며 지나갔다. 회의장에서 나온 의원들을 피해 바닥에 앉은 채로 자리를 옮기는 기자들의 모습을 ‘걸레질’이라고 비유한 것이다.

한 사무총장은 “기자들의 취재환경이 열악해 고생한다는 생각에서 한 말이다. 상대를 비하할 의도는 없었다”며 “앞으로 기자들이 회의장 안에서 취재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해명했지만 언론의 취재 활동을 부적절하게 표현했다는 점에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한 사무총장은 이전에도 사무처 당직자들에게 비속어를 써가며 폭언을 하는 등 논란을 일으켜 말실수가 잦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당은 ‘말조심’을 강조한 황교안 당 대표의 당부에도 지도부의 잇따른 설화로 곤욕을 치루고 있다. 앞서 정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당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도자로서 더 나은 면모도 있는 것 같다. 잘못하니까 책임을 묻지 않느냐”고 말해 여야 4당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김 위원장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협상 결렬 책임을 물어 관계자들을 숙청한 것을 근거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보다 신상필벌이 확실하지 않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 같은 발언은 북한 정권의 숙청 행위를 ‘공포 정치’로 규정한 한국당의 입장과도 배치돼 당내에서도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황 대표는 정 의장의 발언이 나온 지 3시간 만에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사과했지만, 정 의장은 발언내용을 언론과 여당이 왜곡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나 원내대표는 대구 장외집회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달창’이라고 지칭해 논란을 샀다. 달창은 달빛창녀단의 준말로 극우 네티즌들이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인 달빛기사단을 비하할 때 쓰이는 말이다. 나 원내대표는 “해당 표현의 정확한 의미와 구체적 유래를 모르고 단어를 썼다”고 해명했지만 “금도를 넘어섰다”는 정치권의 비판이 한동안 이어졌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