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와 나달의 ‘위대한 라이벌전’, 프랑스 오픈 4강에서 이뤄질까

입력 2019-06-03 15:51
라파엘 나달이 2일(현지시간) 열린 2019 프랑스 오픈 후안 이그나시오 론데로와의 16강전에서 점수를 낸 후 기뻐하고 있다. 나달은 이날 3대 0으로 승리하며 8강에 진출했다. 신화뉴시스

위대한 라이벌전이 2019 프랑스 오픈에서 또다시 재현되려 한다. ‘흙신’ 라파엘 나달(세계랭킹 2위)과 ‘황제’ 로저 페더러(3위)가 파리 롤랑 가로스에서 열리고 있는 프랑스 오픈 8강에 나란히 안착했다. 십수년간 그랜드 슬램의 우승 후보로 꼽혀온 이들이 8강전을 통과하게 될 경우 준결승에서 맞붙게 된다.

나달과 페더러는 2일(현지시간) 열린 프랑스 오픈 16강전에서 후안 이그나시오 론데로와 레오나르도 마이어를 각각 3대 0으로 가볍게 꺾었다. 8강에서 페더러는 스탄 바브링카를, 나달은 니시코리 케이와 브누아 페르 경기의 승자를 상대한다. 나달과 페더러가 문제없이 순항할 경우 준결승에서 맞닥뜨리게 된다.

나달은 5살 연상인 페더러보다 3년 늦게 데뷔했다. 두 선수는 커리어 내내 경쟁해왔다. 페더러가 2004년 2월부터 역대 최장기간(237주)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유지하는 동안 치고 올라온 나달은 2인자의 자리에서 끊임없이 위협했다. 결국 이 위대한 기록은 2008년 8월 나달에 의해 깨졌다.

두 선수의 라이벌 관계는 정반대의 플레이스타일로 더욱 부각됐다. 나달은 왼손, 페더러는 오른손을 주로 쓴다. 각기 클레이 코트와 잔디 코트를 선호한다는 점도 다르다.

로저 페더러가 2일(현지시간) 열린 2019 프랑스 오픈 16강전에서 레오나르도 마이어를 3대 0으로 꺾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P뉴시스

다만 상대 전적에서는 나달이 23승 15패로 앞서 있다. 특히 클레이코트에서만 따지면 나달이 13승 2패로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프랑스 오픈이 나달의 주 무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그의 손을 들어 줄 수밖에 없다. 나달은 이 대회에서만 11번 우승컵을 거머쥐며 그랜드 슬램 한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세웠다. 3일 기준 나달의 프랑스 오픈 통산 전적은 90승 2패로 승률 97.8%에 달한다.

페더러는 스스로를 “롤랑 가로스의 아웃사이더”라고 표현할 정도로 상대적으로 프랑스 오픈에서 약한 편이다. 그랜드 슬램에서만 스무 차례 정상에 선 최다 우승자이지만 프랑스 오픈 우승컵을 품에 안은 것은 무려 10년 전인 2009년 대회가 마지막이다. 이번 프랑스 오픈 참가 또한 4년 만이다. 페더러는 16강전 승리 후 “클레이 코트에서 바브링카를 이기는 것은 특히 어렵다”며 자만하지 않겠다고 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