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 시신, 바다에 버렸다” 입 연 ‘제주 펜션 살인’ 가해자

입력 2019-06-03 15:48 수정 2019-06-03 20:26
뉴시스

제주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체포된 고모(36·여)씨가 “변사체를 제주 바다에 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제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고씨는 경찰 조사에서 시신 유기 장소를 털어놨다. 고씨가 특정한 장소는 제주와 완도 사이에 있는 해상이다. 경찰은 고씨의 진술을 토대로 이날 오전 제주해경 측에 ‘변사체 수색 요청’ 공문을 보낸 상태다.

고씨는 지금까지 전 남편 강모(36)씨를 죽였다고 시인하면서도 시신 유기 장소, 범행 동기 등을 함구하는 등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해왔다. 그러나 고씨가 경찰 조사에서 여러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수사에 속도가 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고씨가 주장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정황상) 논리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고 그 부분이 망자에 대한 명예훼손이 될 수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고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씨를 만나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27일 강씨 남동생에게서 ‘전 부인을 만나러 간 형이 연락 두절됐다’는 신고를 받고 사건 파악에 나섰다.

경찰은 고씨가 홀로 가방 두개를 들고 펜션 방을 나가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했다. 이어진 펜션 수색 도중 강씨의 혈흔이 욕실과 바닥, 거실, 부엌 등 실내 여러 곳에서 다량 발견됐다.

경찰은 31일 고씨 자택을 압수수색했고 이 과정에서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흉기 등을 발견했다. 경찰은 고씨가 버린 흉기에서 강씨의 혈흔과 뼛가루 등을 확인한 것을 바탕으로 살해 후 시신을 훼손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씨는 지난 1일 주거지인 충북 청주에서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4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