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측 “‘탁 찍으니 엌’ 자막, 녹화 상황 풍자였을 뿐”

입력 2019-06-03 13:57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 측이 ‘고(故)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을 희화화했다는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런닝맨 측은 3일 복수의 매체에 “다른 예능에서 다룬 것처럼 우리 역시 당시 녹화 상황에 대한 풍자 의미로 사용했다”며 “관련 사건에 대한 어떤 의도도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불편하셨을 분들이 있다면 앞으로 더 주의해 제작하겠다”며 사과했다.

문제가 된 내용은 2일 전파를 탄 방송으로, 런닝맨 멤버들이 ‘런닝맨 굿즈 제작 레이스’를 벌이는 모습에서 등장했다. 대화 도중 김종국의 말에 전소민이 깜짝 놀라자 제작진은 ‘1번을 탁 찍으니 엌 사레 들림’이라는 자막을 띄웠다.

시청자들을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며 사건은 절대 희화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시청자 게시판에도 이를 지적하는 글들이 연이어 등장했다.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은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의 도화선이 된 사건이다. 서울대 언어학과에 재학 중이던 박종철씨가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사망하자, 강민창 치안본부장은 “책상을 ‘탁’ 치니 갑자기 ‘억’ 소리를 지르며 쓰러졌다”고 사망 경위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부검의 증언과 추가 조사를 통해 고문치사임이 드러났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