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찍으니 엌” 런닝맨 자막 ‘박종철 고문치사 희화화’ 논란

입력 2019-06-03 11:31 수정 2019-06-03 12:59
방송화면 캡처

SBS 예능 ‘런닝맨’이 ‘고(故)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연상되는 자막을 사용해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일 방송된 런닝맨에서는 팬미팅 준비를 위한 ‘런닝맨 굿즈 제작 레이스’가 펼쳐졌다. 멤버들이 서로 견제하며 추리하는 과정에서 김종국이 “노란팀은 1번에 딱 몰았을 거 같아”라고 하자 전소민이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이 장면에서 제작진은 ‘1번을 탁 찍으니 엌 사레 들림’이라는 자막을 사용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부적절한 자막”이라며 “희화화될 수 없는 문구를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러닝맨 시청자 게시판에는 “5월18일이 지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민주화운동을 떠올리게 하는 문장을 개그 소재로 삼느냐”는 분노 섞인 의견도 있었다.

1987년 서울대 언어학과에 재학 중이던 고 박종철씨는 경찰 조사를 받던 중 고문으로 사망했다. 당시 강민창 치안본부장은 “책상을 ‘탁’ 치니 갑자기 ‘억’ 소리를 지르며 쓰러졌다”고 사망경위를 설명했다. 하지만 부검의 증언과 후속 조사를 통해 고문치사가 드러났다. 이 사건은 19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강태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