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엄마, 21세 아빠 반려견에게 할퀸 딸 사망하자 박스에 넣어둔채 각자 가출

입력 2019-06-03 11:28 수정 2019-06-03 13:49
인천 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생후 7개월 된 영아는 활동성이 강한 시베리아산 허스키 반려견이 할퀸 뒤 숨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지방경찰청은 3일 숨진 채 발견된 A(1)양의 부모 B(21)씨와 C(18)양을 자진출석 형식으로 이날 오전 1시쯤 조사한 결과 반려견이 할퀸 것이 원인이 돼 아이가 숨졌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 부부는 “지난달 30일 오후 딸을 재운뒤 대형마트에 다녀와서보니 딸 몸에 반려견이 할퀸 자국이 있어 집에 있는 연고를 발라주고 분유를 먹여 재웠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오전 11시쯤 남편이 일어나 아이가 숨져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사망한 아이를 보고 무섭고 돈도 없어서 숨진 아이를 박스에 넣은 뒤 아내를 친구 집에 보내고 나도 다른 친구 집에 가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덩치가 크고 활동성이 강한 시베리안 허스키와 5년된 말티즈를 각 한 마리씩 키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를 육안으로 봤을 때는 외력에 의한 골절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며 “아이의 머리 양손, 양팔, 양다리까지 반려견에 의해 긁힌 흔적이 보여 이 부부의 친구들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A양은 전날 오후 7시 45분쯤 인천시 부평구 한 아파트에서 숨진 상태로 외할아버지에 의해 발견됐다.

곧바로 112에 신고한 A양 외할아버지는 “딸 부부와 연락이 되지 않아 집에 찾아갔더니 손녀 혼자 있었고 숨진 상태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18세인 아이 엄마와 21세 아빠가 사실혼 관계이지만 같이 산지는 얼마안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18세 엄마는 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않은 상태였고, 21세 아빠는 일용직 노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양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부모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 통화내역과 CCTV 영상 등 디지털 증거를 분석할 방침이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