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회항’ 박창진, 김현미-조원태 사진에 “권력과 권력”

입력 2019-06-03 08:28 수정 2019-06-03 08:33
박창진(왼쪽) 대한항공 직원연대노동조합 지부장. 뉴시스/ 박 지부장 인스타그램

박창진 대한항공 직원연대노동조합 지부장이 2일 “약자의 비참함은 상관 안 하는 권력과 권력”이라며 씁쓸한 심경을 드러냈다.

박 지부장은 이날 인스타그램 글을 통해 “우리가 사는 세상 그리고 진짜 모습”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같은 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제 75차 연차총회에 참석해 찍은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김 장관과 조 사장은 활짝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박 지부장이 말한 ‘권력과 권력’은 두 사람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연차총회를 주관하는 항공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의장직을 수행한다는 IATA의 관행에 따라 이번 총회의 의장으로 공식 선출됐다.

박 지부장은 이어 최근 국토부에서 게재한 ‘2018년 하반기 공직 감찰 결과 공개문’ 관련 기사를 캡처해 올렸다. 기사에 인용된 자료에 따르면 지방항공청 소속 직원 22명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국외 출장시 항공사에서 제공한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하거나 비자발적인 좌석 승급 혜택 등을 받았다. 박 지부장은 “이 나라에 보호받을 국민은? 묻고 싶다”라고 비판했다.

국토부는 약 4년 전 땅콩 회항 사태 당시 항공사와의 유착관계가 도마 위에 오르며 ‘칼피아’라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칼피아는 대한항공을 지칭하는 ‘칼(KAL)’과 ‘마피아’의 합성어다.

박 지부장은 2014년 12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이륙 준비 중이던 기내에서 땅콩 서비스를 문제 삼으며 비행기를 되돌린 사건 이후 내부고발자로 나섰다.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갑질을 폭로한 그는 이후 인사불이익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에는 각종 루머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양성 종양 수술을 받기도 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