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사건, 문 구조 덕에 살았다… 1인 가구 여성들, 피해 예방 모색

입력 2019-06-02 17:58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의 피의자 30대 남성이 닫힌 문을 열기 위해 손잡이를 밀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서울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이 발생한 뒤 1인 가구 여성들은 스스로 피해를 막기위한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대학 입학을 위해 서울로 올라온 뒤 직장까지 구한 강미선(37)씨는 최근 인테리어 업체에 문짝 교체를 문의했다. 신림동 사건에서 여성이 피해를 입지 않았던 결정적 이유가 ‘문 구조 덕’이었다는 글을 인터넷에서 본 직후였다.

강씨는 2일 “폐쇄회로(CC)TV를 보니 문이 안쪽으로 열렸다”면서 “보통 아파트나 빌라의 문은 들어갈 때 손잡이를 잡고 복도 쪽으로 당겨서 여는 구조”라고 말했다.
강씨의 설명에 따르면 CCTV 속 여성은 문을 안쪽으로 열었다. 바깥으로 당기는 게 아니라 밀어서 열고 들어가는 구조다 보니 닫히는 시간이 빨랐다는 것이다.

실제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의 피의자 30대 남성은 여성이 들어간 뒤 서둘러 손잡이를 잡고 문을 밀었지만 이미 굳게 닫힌 듯 꿈쩍도 하지 않았다.

홀로 사는 여성들 사이에서는 해당 글을 공유하며 해결 방법을 찾았다. 네티즌 A씨는 “지인으로부터 해당 글을 받은 뒤 우리 집의 문 구조를 떠올렸다”면서 “사소한 차이가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문 구조를 교체하는 방법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1인 가구 여성들의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KBS에 따르면 신림동 사건 이후 도어락에 랩을 씌우는 여성들도 늘었다. 도어락 버튼에 묻은 지문 등으로 비밀번호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신림동 사건에서도 귀가하려는 여성을 따라가던 남성이 여성의 집 문손잡이를 흔들다가 휴대전화 손전등을 도어락에 비춰보며 비밀번호를 알아내려고 하는 모습이 CCTV에 담겼다.

또 다른 네티즌은 “오히려 도어락에 랩을 씌우는 방식이 혼자 사는 여성임을 알릴 수 있다”며 주의를 요하기도 했다.

‘방범용' 남성 목소리 애플리케이션을 틀어놓거나 이중 잠금장치 등을 설치하는 경우도 늘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