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림동 성폭행 미수 사건 이후 혼자 사는 여성들이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1일 KBS 뉴스에서는 1인 가구 여성들이 겪는 공포에 대해 보도했다. 인천시 부평구에 사는 A씨는 신림동 사건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A씨는 모르는 남성이 집 도어락을 계속 누르고 문을 발로 차며 흔들어댔다고 밝혔다.
이 사건 이후로 A씨는 도어락에 랩을 씌워뒀다고 말했다. 도어락 버튼에 묻은 지문 등으로 인해 비밀번호가 유출될까 걱정해서였다. 신림동 사건에서도 귀가하려는 여성을 따라가던 남성이 여성의 집 문손잡이를 흔들다가 휴대전화 손전등을 도어락에 비춰보며 비밀번호를 알아내려고 하는 모습이 CCTV에 담겼다.
실제로 지난 1월 한 남성이 현관문에 설치된 도어락 숫자판에 묻은 지문을 분석해 누른 흔적이 많은 번호를 임의로 조합, 비밀번호를 알아내기도 했다. 이 남성은 이렇게 알아낸 비밀번호를 이용해 범행 대상으로 삼은 집에 수차례 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죄 예방을 위해 도어락에 랩을 씌우는 방식이 화제가 되자 네티즌들은 다양한 의견들을 쏟아냈다. 네티즌들은 “도어락에 랩을 씌우는 것이 혼자 사는 여성임을 알리는 행위일 수 있다” 고 걱정하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8자리로 비밀번호를 설정한다면 지문을 채취하더라도 쉽게 알아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시민들은 경찰의 소극적 대응도 지적했다. 강력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 일발의 상황이 일어나도 경찰은 물리적 피해나 CCTV 같은 증거가 없으면 수사와 처벌에 나서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대학가 근처에서 자취하는 여성 B씨는 “낯선 남성이 따라오는 일은 내가 겪기도 했고 주변에서도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며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면 처벌이 크게 이뤄지지 않으니 피해 여성들이 신고를 꺼리게 된다”고 밝혔다.
김도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