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트업 투자 받기도 회수도 어려운 나라

입력 2019-06-02 14:44 수정 2019-06-02 14:45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의 스타트업은 글로벌 경쟁력에서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투자금은 글로벌 평균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하고 투자금 회수 성장지표는 10점 만점에 4점에 그쳤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스타트업 정보 분석기관인 ‘스타트업 게놈’이 지난 5월 내놓은 ‘스타트업 생태계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스타트업 개수와 성과, 자금조달 규모, 인재 수준과 확보 환경, 정부지원, 기업가 정신 등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초기 투자금 규모가 작고 투자금 회수도 어려워 스타트업 생태계가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 금액은 3조4249억 원으로 글로벌 벤처캐피탈(VC) 투자금액 2540억 달러(약 300조원)에 현저히 못 미쳤다. 무엇보다 기술기반 스타트업들은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초기 투자금 확보가 어려웠다.

특히 서울의 초기 단계 기술기반 스타트업당 평균 투자금은 10만7000달러로 글로벌 평균 투자액인 28만4000달러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총액 기준으로 보면 그 차이는 더 벌어졌다.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글로벌 도시의 평균 투자총액은 8억3700만 달러로 8500만 달러인 서울의 10배나 됐다. 이중 서울은 ‘초기 투자금 성장 지표(Funding Growth Index)’ 부문에서 10점 만점에 단 1점만 받아 사업 초기에 시장을 선점해야 할 스타트업들이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분석됐다.


스타트업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았다. 이러다 보니 국내에서는 인수·합병(M&A)을 통한 투자금 회수(2018년 25개사)보다 기업공개인 IPO(2018년 144개사)가 더 활발한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M&A를 통한 국내 벤처투자 회수금액은 670억원에 불과해 글로벌 스타트업의 총 회수금액 약 2190억 달러(260조원)의 0.0003% 수준에 그쳤다. 스타트업 게놈 보고서에서도 한국은 ‘투자금 회수 성장 지표(Exit Growth Index)’ 부문에서 10점 만점에 4점을 받았다.

국내 대기업들 역시 스타트업 인수에 소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0∼2018년 동안 이루어진 스타트업 M&A 세계 30대 인수기업에는 한국기업 중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반면 미국의 경우 22개사나 포함됐다. 스타트업 게놈은 스타트업 M&A 시장에서 기업들의 활발한 참여가 투자금 선순환 구조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실리콘밸리 및 미국의 여러 도시들이 최고의 스타트업 생태계로 인정받는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