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가 라디오 방송에서 한국 여자 골퍼를 조롱해 출연 정지 처분을 받은 미국의 유명 지도자 행크 헤이니에 대해 “타당한 벌을 받았다”고 말했다.
우즈는 1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에서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2라운드를 마치고 헤이니의 발언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헤이니는 2010년까지 6년간 우즈의 스윙코치로 일했다. 9년 전 관계를 끝낸 우즈에게까지 논란의 불똥을 튀었다.
헤이니는 지난 29일 위성 라디오 ‘시리우스 XM’에 출연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진행 중인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오픈의 판세를 분석하면서 “한국인이 우승할 것이다. 골퍼 6명의 이름을 말할 수 없다. 성이 ‘이(Lee)’일 것”이라고 말했다.
LPGA 리더보드에서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는 한국 골퍼의 강세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인종차별적 관점을 담았다. 미국 골퍼 미셸 위는 트위터에 “한국계 여성 골퍼로서 상당히 실망스럽고 화가 난다. 인종차별과 성차별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적었다.
헤이니는 “몰상식하게 말한 점을 후회하고 사과한다. 많은 성공을 거둔 한국 여자 골퍼들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시리우스 XM은 헤이니의 출연을 정지했다.
우즈는 헤이니에 대한 질문을 받고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인생을 그런(차별적) 관점으로 봐서는 안 된다. 무슨 뜻인지 분명하게 알았을 텐데, 그렇게 말했으니 마땅한 징계를 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골프닷컴은 우즈와 헤이니의 악연을 앞세워 “놀라운 답변”이라며 “우즈가 헤이니를 경멸한 나머지 언급조차 꺼렸다”고 평가했다. 우즈가 그동안 헤이니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지만 이번만은 참지 않았다는 취지다. 헤이니는 저서 ‘빅미스’에서 우즈를 비판했다. 당시 우즈는 연이은 외도가 폭로돼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었다.
여러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우즈도 인종차별 사안만큼은 의견을 냈다.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 표시로 지난해 9월 미국 프로풋볼 NFL에서 시작된 체육계의 ‘무릎 꿇기’ 캠페인을 “아름다운 행동”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우즈는 태국계 미국인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