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리버풀 수비수 버질 반다이크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에도 불구하고 발롱도는 리오넬 메시의 것이라고 밝혔다.
리버풀은 2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에스타디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펼쳐진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를 2대 0으로 꺾었다. 경기가 끝난 뒤 우승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현역 선수에게 주어지는 최고 권위의 상인 발롱도르를 받을 수 있겠냐는 질문도 그중 하나였다.
반다이크는 웃으며 답했다. “준다면 물론 받을 것이다”면서도 “발롱도르는 메시가 받을 것이다. 그가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메시에 대한 칭찬은 계속됐다. “메시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르고 오르지 않고는 상관없다. 어차피 그는 세계 최고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올 시즌 반다이크는 환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제는 잉글랜드 무대를 넘어 유럽 최고의 수비수로 평가된다. 리버풀의 공격과 수비 모두를 주도하고 있다. 수비 상황에서는 라인을 끌어올릴 때 패스의 꼭짓점 역할을 맡는다. 강력한 전방 압박의 시발점인 셈이다. 이날 결승전에서도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상대 공격수 해리 케인에게 공이 투입되지 않도록 철저히 차단했다. 케인과 손흥민을 꽁꽁 묶었다.
리버풀의 세트피스도 부쩍 파괴력이 늘었다. 지난 시즌 리버풀의 치명적인 약점 중 하나가 세트피스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이번 시즌은 다르다. 반다이크 중심의 세트피스 전술이 가동되며 코너킥은 리버풀의 강력한 공격 경로 중 하나가 됐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상대 선수들은 반다이크를 집중적으로 견제한다.
그는 리버풀을 프리미어리그 준우승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선정한 올해의 선수상을 받기도 했다. 수비수가 이 상을 받은 건 2004~2005시즌 존 테리 이후 14년 만이다. 다음은 발롱도르다. 최근 6년간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에서 발롱도르 수상자를 배출해왔다. 반다이크 역시 가능성이 충분하다. 메시와 반다이크가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발롱도르가 누구 품에 안길지는 지켜볼 일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