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웠던 손흥민, 챔스 준우승에 눈물 짓다

입력 2019-06-02 06:27 수정 2019-06-02 17:44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2일(한국시간) 열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리버풀에 0대 2로 패한 뒤 고개 숙인 채 아쉬워하고 있다. AP뉴시스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은 생애 첫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부지런히 누볐다. 강팀 리버풀 FC를 상대로 측면을 날카롭게 휘저었고,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손흥민은 수차례 유효 슈팅을 기록했지만 득점에 실패하며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토트넘이 2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리버풀에 0대 2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 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석패한 리버풀은 14년 만에 유럽 정상에 섰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승부의 추는 기울어졌다. 사디오 마네의 크로스가 무사 시소코의 팔에 맞았다고 판단한 심판은 24초 만에 휘슬을 불었다. 모하메드 살라가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리버풀은 1-0으로 앞서 나갔다.

이른 시간 내준 실점에 어수선해진 토트넘은 좀처럼 반격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오히려 수비 라인을 적극적으로 끌어올린 채 전방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한 리버풀에 주도권을 내줬다. 토트넘은 패스미스를 반복하며 자신의 진영에서 너무나 쉽게 공을 뺏겼다. 손흥민은 날카로운 움직임을 선보이며 분투했지만 소득이 없었다.

후반전 들어 토트넘은 동점 골을 만들기 위해 전력투구했다. 후반 9분 델레 알리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강하게 찬 슈팅이 수비수를 맞고 나가기도 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미드필더 해리 윙크스를 빼고 공격수 루카스 모우라를 투입하며 추격의 고삐를 죄었다.

손흥민은 전반에 이어 계속해서 활기차게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었다. 후반 30분 자신의 스피드를 활용해 순간적으로 돌파했지만 버질 반 다이크의 집중 마크에 막혔다. 5분 뒤에는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직접 득점을 노렸지만 알리송 베커가 선방해냈다.

다급해진 토트넘은 후반 36분 알리를 빼고 페르난도 요렌테를 투입하며 극단적 공격 진형을 만들었다. 페널티박스 바로 바깥에서 얻은 프리킥을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골대 구석으로 절묘하게 찼지만 또다시 알리송이 몸을 날려 막아냈다.

오히려 후반 43분 교체 투입된 디보크 오리기가 추가 골을 터뜨리며 토트넘의 추격 의지는 완전히 꺾였다.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수들이 제대로 걷어 내지 못한 볼을 오리기가 날카롭게 구석으로 찼다. 위고 요리스 골키퍼가 손쓸 수 없을 정도의 완벽한 득점이었다.

경기를 마친 손흥민의 눈가는 촉촉했다. 박지성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은 그는 준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