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이 유럽의 유명 축구 스타들도 트로피에 발을 올리는 세리머니를 했다는 네티즌들의 지적에 반박하고 나섰다. 우승 트로피에 발을 올려 비난을 산 18세 이하(U-18) 한국 축구대표팀 박규현에 대해 유명 선수들도 그랬다는 지적이 일자 곧바로 맞받아 친 것이다.
중국 매체 시나스포츠는 31일 “유명 선수들도 우승 트로피에 발을 올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그랬다. 국가대표팀에서는 절대 그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판다는 중국의 국보기도 하다. 중국의 마스코트를 트로피에 녹여냈다”며 “우승컵의 두 귀는 청두의 태양신조 문양을 썼다. 태양신조는 청두의 표식이다.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디자인이다”고 덧붙였다. 국가대항전과 클럽대항전을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중국 청두시 초청으로 판다컵에 참가한 한국 U-18 축구대표팀은 3전 전승으로 실력을 과시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상대 골망에 9득점을 퍼붓는 동안 단 1실점만 허용했을 정도로 압도적인 실력 차였다. 논란은 지난달 29일 우승을 자축하는 과정에서 터졌다. 대표팀 수비수 박규현이 우승 트로피에 발을 올리는 돌출 행동을 했다. 이는 현장에 와있던 중국 기자단들에게 고스란히 포착됐고, 사진이 퍼져나가자 중국 네티즌들과 현지 매체들은 맹비난하고 나섰다. 한 중국 기자는 우승 트로피에 소변을 보는 액션을 취한 선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큰 문제가 아니라는 네티즌들의 반론도 많았다. 세계적인 선수들 역시 ‘정복’의 의미를 담아 트로피에 발을 대고 세리머니를 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실제로 세르히오 라모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루카 모드리치 등 여러 선수가 박규현과 동일한 세리머니를 했다. 이들의 세리머니는 현재 그들의 인스타그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박규현의 소속 구단 울산현대 역시 “적절하지 못한 세리머니였다”고 사과하면서도 “해외리그 유명 선수의 SNS에서 사진을 보고 따라 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박규현의 돌출 행동에 대해 대한축구협회 측에서도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고 나섰으나 대회를 주최한 중국 판다컵 조직위원회는 결국 한국 대표팀의 우승 트로피를 박탈했다. U-18 선수단은 3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무거운 표정으로 입국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