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수출 9.4% 수입 1.9% 줄어… 88개월 연속 흑자

입력 2019-06-01 13:43

수출이 6개월째 내리막길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수출액은 9.4%, 수입액은 1.9% 줄어들면서 무역수지는 88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올해 5월 수출액이 459억700만달러로 전년 대비 9.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19억96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5.3% 줄었다. 수출 감소는 6개월 연속 마이너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감소폭은 지난해 12월 –1.2%, 올해 1월 –5.8%, 2월 –11.1%, 3월 –8.3%, 4월 –2.0%이다. 2월부터 수출 감소세가 둔화되는 추세를 보였으나 미-중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수출 개선 추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액이 75억3700만달러로 30.5% 줄었다. 8Gb D램 가격이 57.3% 떨어지는 등 지속되는 단가 하락세와 스마트폰 수요 정체에 따른 여파로 분석된다. 석유화학 수출액은 16.2% 가량 감소했다. 수출 단가 하락과 중국 수요 부진에 따른 영향이다. 반면 일반기계 수출액은 47억2000만달러로 5.0% 늘었다. 이차전지 역시 6억1700만달러로 5.2%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대중국 수출액이 20.1%, 유럽연합(EU)이 12.6% 감소했다. 반면 미국 수출액은 6.0% 증가했다. 러시아 등 독립국가연합(CIS)에 대한 수출액도 38.8% 증가했다. 인도 3.6%, 일본 역시 2.1% 늘었다.
산업부는 수출액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미-중 갈등 심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 중국 경기 둔화 등을 꼽았다. 다만 이달 2개월 연속 물량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는 점은 앞으로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5월 물량 증감률은 0.7%다. 이는 4월 2.3%에 이어 두달째 플러스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역시 부진했던 수출이 하반기에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 금통위는 전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을 통해 "앞으로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지겠지만 소비가 증가세를 보이면서 하반기부터 수출과 설비투자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미-중 무역 갈등이 좀처럼 회복의 조짐을 보이지 않는 점이 우리 수출의 전망을 다소 암울하게 하고 있다. 중국은 1일 0시(한국시간 오전 1시)를 기해 600억달러(약 71조49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최대 25%의 추가관세를 발동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지난 5월10일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25%로 끌어올린 것에 대한 보복 조치다. 이어 또 다른 보복조치의 일환으로 최근 중국은 미국산 콩 수입을 중단하기도 했다.
한편 올해 수입액은 436억3600만달러로 전년보다 1.9% 줄었다. 원유와 제조장비, 가솔린 승용차 등 품목의 수입액이 크게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원유 등 1차 생산품이 50.4%, 반도체 장비 등 자본재가 16.6% 줄었다. 액화천연가스(LNG) 등 중간재는 3.4%, 의약품 등 소비재는 2.7% 증가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무역수지는 22억7100만달러로 88개월 연속 흑자를 보였다.
하정호 기자, 사진=게티이미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