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덕분에 대학로에서 공연도 하게 됐네요.”
31일 대학로 혜화역 2번 출구 인근 이음센터 5층 이음홀에서 열린 사단법인 꿈꾸는마을(이사장 신영미)의 창작 꿈꾸는사람들 공연에 참가한 장애인 가족들은 너도나도 즐거운 표정이었다.
객석은 100여명의 관객들로 가득차 한금주(지체장애) 인천장애인정보화협회 회장 등이 서서 관람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2부 화해마당에서 첫 순서를 장식한 국민엔젤스앙상블의 모습을 본 신광호씨(콘트라베이스 연주자 김지윤씨의 어머니)는 “저 모습을 보는 것으로만으로도 감사하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국민엔젤스앙상블은 지난달 19일 국민일보사 정식 직원으로 입사한 5명의 자폐청년 연주자들을 말한다.
특히 이날 정덕환(74) 중증장애인평생일터행복공장만들기운동본부 회장이 특별출연해 ‘흔들리며 피는 꽃’을 노래했다.
정 회장은 사회를 담당한 임주연씨로부터 마이크를 건네받은 뒤 “하나님의 뜻으로 발달장애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36년간 직업재활을 통해 생산적복지를 주창해왔다”며 “일이 없으면 삶도 없다(일영삶영)라는 슬로건을 알리기위해 사고 당시 횡경막을 건드려 말하기도 어렵지만 노래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 회장은 무대에 오르며 기자의 손가락으로 간지러운 이마를 긁어달라고 도움을 요청하기도했다.
이날 공연에서는 안중원 한국장애인무화예술원 이사장도 관객석 맨앞에 자리를 잡고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이수자인 차영수 박사의 독주로 해금의 애잔한 음색을 듣는 등 즐거운 시간을 함께 했다.
발달장애인 연주자외에도 시각장애인 조경곤 인간문화재와 정선화 명창도 무대에 올라 심청가를 즐길 수 있었으며, 창작곡 ‘을왕리연가’를 부른 시각장애인 황태음과 이씨도 마지막 무대에 올라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후원하고, 사단법인 꿈꾸는마을이 주최했다. 한국마사회 인천중구지사가 기부금을 쾌척해 정덕환 이사장의 출연료를 담당한 것도 사단법인 꿈꾸는마을의 첫 서울공연을 풍성하게 한 요인으로 분석됐다.
사단법인 꿈꾸는마을 관계자는 “2011년부터 인천을 중심으로 활동해 왔으나 서울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대학로 공연이 역대 공연 중 가장 완성도가 높았다”고 자평했다.
차명호 한국장애인상담학회 회장은 “국민일보사의 자폐청년예술가 채용이 알려지면서 경기도 소재 경동보일러 등에서 따뜻함을 전하는 회사이미지를 살리기위해 장애인 직업재활에 관심을 표명하는 등 선순환모델이 확산될 조짐”이라고 격려했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