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강경화 “헝가리 ‘선주 측 과실시 철저한 법적 대응’ 약속”

입력 2019-05-31 18:09 수정 2019-05-31 21:42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0일(한국시간) 오후 인천공항에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사고 현장으로 출국하기 전 초머 모세 주한헝가리 대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 사고와 관련, “선주 측의 과실이 있다면 철저히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설명을 (헝가리 정부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5분쯤(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6시5분) 부다페스트 현지에서 진행된 페테르 시야르토 헝가리 외교부 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헝가리 정부에 실종자 수색작업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이뤄지도록 계속 협조해주실 것을 요청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조속한 선체 인양과 시신 유실 방지를 위한 노력, 다뉴브강 하류 지역 인접국가와 협조해 수사 범위를 확대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시야르토 장관께서는 이번 사건이 헝가리와 한국은 물론 국제 사회가 협력하는 작업이라고 말씀해주셨다”고 덧붙였다.

또 “헝가리 경찰이 영상을 확보하고 있어서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할 거라고 설명해주셨다”면서 “나아가 피해자 가족의 입국과 우리 구조대 활동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국내 여행사 ‘참좋은여행’의 패키지 여행객 30명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는 29일 오후 9시5분(현지시간·한국시간 30일 오전 4시5분) 다뉴브강에서 침몰했다. 사고 당시 배에는 관광객 30명 외에도 서울에서부터 동행한 인솔자 1명, 현지 가이드 2명 등 한국인 33명과 헝가리인 2명(선장·승무원)이 타고 있었다.

참좋은여행 측은 “사고 당일 오후 8시쯤부터 1시간 동안 유람을 마치고 선착장으로 들어가려던 허블레아니를 출항하던 대형 크루즈 ‘바이킹 시긴’이 추돌해 벌어진 사고”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 사고로 한국인 7명이 사망했고 21명(한국인 19명·헝가리인 2명)이 실종된 상태라고 발표했다. 현재까지 구조된 인원은 7명이다.

다음은 강경화 장관 발언 전문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불행한 일로 부다페스트에 와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렇지만 오늘 긴급히 마련된 면담에도 불구하고 시야르토 장관을 비롯한 헝가리 정부의 긴밀한 협력에 사의 표명합니다. 다시 한번 이런 사고를 당한 우리 국민과 그 피해자 가족, 또 여기에 같이 희생된 헝가리 선원 두 분에 대해서도 고통과 슬픔과 비애를 같이하고 가족분들에게 애도의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시야르토 장관께서는 정말 범정부가 대응해서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씀하셨고 여러 브리핑에서도 확인시켜주셨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다뉴브강 현장을 방문해서 시야르토 장관과 함께 헝가리 측 현장 지휘소를 방문했습니다. 그래서 구조 수색작업 현황에 대해 상황을 보고 받았습니다. 헝가리 경찰청, 대테러청 요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사의를 표합니다. 곧 도착할 우리 측 긴급구조대와 긴밀히 협의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또 이어서 시야르토 장관과의 회담에서도 헝가리 측에게 실종자 수색 작업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지속할 수 있도록 계속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고, 조속한 선체 인양과 시신 유실 방지를 위한 노력, 다뉴브강 하류 지역 인접국가와 협조해 수사 범위 확대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수색자가 발견되는 대로 신원 확인을 위한 협조도 당부드렸습니다. 시야르토 장관을 비롯해 헝가리 정부인사들은 들으신 대로 헝가리 정부가 최대한의 조치를 취하고 있음을 상세히 설명해줬습니다. 그리고 우리 측과 계속해서 긴밀히 협력할 것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시야르토 장관께서는 이번 사건은 헝가리와 한국은 물론 오스트리아, 세르비아 등 국제 사회가 협력하는 작업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우리 둘은 생존자 희생에 대한 희망의 끈을 마지막 한 사람까지도 놓지 않겠다고 뜻을 같이했습니다. 헝가리 경찰이 영상을 확보하고 있어서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엄중히 조치할 거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나아가 피해자 가족의 입국과 우리 구조대 활동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저는 오늘 오후에는 헝가리 내무장관을 만날 예정입니다. 그래서 경찰과 소방 당국이 제공할 수 있는 가능한 협조를 재차 요청할 예정입니다. 사고 직후부터 지금까지 헝가리가 보여준 적극적 협조에 감사드리며 헝가리 국민들께서 보여주신 애도와 따뜻한 위로에도 감사드립니다.

이번 사건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 불행하지만 그간의 굳건한 한국과 헝가리의 관계를 토대로 양국이 신속하고 긴밀히 협력할 수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30주년 수교를 맞는 양국이 어려운 도전을 맞았습니다. 오늘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지난 30년간의 관계 발전, 특히 최근 몇 년간의 무역 투자 그리고 신산업에 있어서 여러 가지 협력 사업, 국제무대에 있어서 협력 관계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짚어봤습니다. 오늘 어려운 도전을 맞이해 양국이 함께 힘을 합쳐 극복하고 피해자 마음에 와닿는 최대한의 적극적 노력을 함으로써 30년간 쌓아온 한국과 헝가리의 우호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는데 뜻을 모았습니다.

헝가리 정부는 조사하는 과정에서 선주 측의 과실이 있다면 여기에 대해서 철저히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설명을 했습니다. 모든 통신 기록이나 소통 내역을 다 철저히 조사해봐야겠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 측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매단계 저희 대사관 통해 조사 진행과정을 신속히 알려주고 우리 궁금증을 신속히 풀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헝가리 수사당국의 진행사항을 지켜보면서 피해 가족들이 오는대로 가족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모아서 헝가리 측에 전달할 생각입니다.

사고 원인은 아무래도 밤이었고, 악천후에서 큰 배가 작은 배를 받고 동시에 작은 배가 옆으로 쓰러지면서 침몰하는 영상에 있는데, 받고 나서 침몰하는 순간까지 8초밖에 안 됐다고 합니다. 구명조끼와 관련해서는 있기는 하지만 의무사항은 아니라고 합니다. 승선을 할 때 유사시 어떻게 행동하라는 설명은 하지만 반드시 입어야 하는 의무사항은 아니라는 설명이었습니다. 물론 8초라는 시간 내에 그런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여지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인데, 그런 부분에 대해 상세히 규명해주실 것을 헝가리 정부에 부탁했습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