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수한 선발에서 무적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LA 다저스 류현진(32)이 또다시 무실점 피칭을 펼치며 승리를 거뒀다. 현지에서는 “그 어떤 파이어볼러보다 류현진이 뛰어나다”며 극찬했다.
류현진은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⅔이닝(106구) 동안 4피안타 1볼넷만을 내주고 메츠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탈삼진은 7개고 최고구속은 150㎞였다.
끝날 줄 모르는 류현진의 호투 행진에 현지에서도 극찬이 이어졌다. MLB닷컴의 다저스 전문 기자 켄 거닉은 “이번 시리즈에서 160㎞를 넘기는 수많은 파이어볼러들이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 최고의 투수는 ‘올해 최고의 투수’ 류현진이었다”며 “류현진이 이날 던진 106구 중 160㎞에 가까운 공은 한 개도 없었지만 제이콥 디그롬, 노아 신더가드(이상 메츠), 워커 뷸러(다저스) 등보다 더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고 평가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우리는 류현진의 호투가 필요했고, 그에 응답했다”며 “계획대로 잘 던졌다”고 전했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마무리한 류현진은 2회 1사 상황에서 토드 프레이저에게 볼넷을 내줬다. 카를로스 고메즈에게도 안타를 맞아 1사 1, 2루 위기를 맞았지만 득점권에서 더욱 강력해지는 그답게 아데이니 헤체베리아를 2루수 뜬공, 토마스 니도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위기를 벗어났다. 이후 류현진은 5회 니도에게 안타를 맞은 것을 제외하고 상대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6이닝을 소화했다.
이날의 가장 큰 위기는 7회였다. ‘괴물 신인’ 피트 알론소에게 장타를 맞아 무사 2루 위기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곧바로 프레이저를 투수 땅볼로 처리한 뒤 후속 타자는 뜬공과 2루 땅볼로 막아 또 한번 무실점 이닝을 만들었다. 투수 교체가 예상됐지만 로버츠 감독은 7회말 류현진을 타석에 세웠다. 류현진은 8회초에 등장해 주자를 1루에 묶어두고 투 아웃을 잡아내며 기대에 부응했다. 다저스 관중들은 마운드를 내려가는 류현진에게 아낌없는 기립박수를 보냈다.
류현진에게 마운드를 이어 받은 마무리 켄리 잰슨은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다저스가 2대 0으로 승리하며 류현진은 8승(1패)으로 내셔널리그 승리 부문 단독 선두가 됐다. 1.65의 평균자책점으로 경기를 시작한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이날 무실점 투구로 1.48까지 떨어졌다. 규정 이닝을 채운 MLB 투수들 중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는 류현진밖에 없다.
이로써 류현진의 5월의 투수상은 사실상 확정됐다. 5월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선발 듀오인 마이크 소로카(0.79)와 훌리오 테헤란(0.98)이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지만 류현진(0.59)의 기록은 더욱 좋다. 거기다 소화이닝(45⅔)도 가장 많다. 이날 기록으로 류현진은 팀 역사상 시즌 첫 11경기 선발 등판 최저 평균자책점 순위에서 샌디 쿠펙스(1.49)를 누르고 3위로 뛰어올랐다. 1위는 돈 서튼 (1.25)이고 동료 클레이튼 커쇼는 5위(1.56)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