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31일 법인분할(물적분할) 주주총회를 소집했으나 법인분할을 반대하는 노동조합이 주주총회장인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을 점거하면서 현대중공업 노사가 대치 중이다.
주총장인 한마음회관 내부와 회관 앞 광장은 현대중공업 노조원 2000여 명이 점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총장 진입로와 입구는 오토바이 1000여대가 동원돼 주주들의 입장이 봉쇄됐다.
주주들과 사측 관계자들은 현대중공업이 제공한 회색 점퍼와 흰색 헬멧을 쓰고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주총장까지 걸어서 이동했으나 주총장에 들어가지는 못 하고 있다.
회사는 주총장 입구에서 진입을 시도하면서 오전 9시쯤 울산 본사 정문 앞에 버스 10여대로 차벽을 세워 노조원들의 회사 출입을 막고 있다. 차벽 앞에는 노조원들이 농성 중이다.
노사 대치가 팽팽한 가운데 금속노조는 주총장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공권력을 투입하게 되면 울산지역 사업장이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기동대 경력 64개 중대 4200명을 주총장 등에 배치해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법인분할 되면 자산은 중간지주회사에 몰리고 부채는 신설 현대중공업이 떠안게 돼 구조조정, 근로관계 악화, 지역 경제 침체 등이 우려된다며 주총을 저지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면 법인분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조의 우려를 감안해 고용안정과 단체협약 승계를 약속하면서 노사 간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