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지난 30일 경기 9회초였다. 1사 1,2루 상황에서 롯데의 심장 손아섭(31)이 타석에 들어섰다. NC 투수 이민호의 4구를 결대로 밀어치며 좌중간 안타를 뽑아냈다. 최근 보기 힘들었던 손아섭의 타격이 나왔다. 힘을 실어 끝까지 때리는 모습도 담겼다.
손아섭은 잔인한 5월을 힘겹게 지나가고 있다. 4월 타율 0.267을 벗어나 지난 16일에는 0.313까지 타율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지난 22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3경기 연속 무안타를 때렸다. 최근 10경기로 좁혀보면 5경기에서 안타를 뽑아내지 못했다. 반대로 삼진은 8개를 당했다. 홈런은 고사하고 장타 자체가 하나도 없었다. 38타수 6안타, 타율 0.158이 그의 성적이다.
그의 올해 타율은 0.281이다. 9시즌 연속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던 그에게 걸맞지 않다. 54경기에 출전해서 39개의 삼진을 당했다. 득점권 타율도 0.281에 그치고 있다.
주자가 없을 땐 0.311로 준수하지만 주자가 있을 땐 0.252로 급격히 떨어진다. 주자가 나갔을 때 안타를 때려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꼴찌로 떨어진 롯데를 구해야 한다는 주장의 절박감이 묻어난다.
좌타자임에도 좌투수에겐 0.364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강했던 언더핸드 투수에겐 0.214를 기록 중이다. 우투수에게도 0.260이다. 변화구에 헛 스윙을 하는 장면이 자주 목격된다. 패스트볼에도 반응 속도가 늦어 보인다.
손아섭은 장타자가 아니라 교타자다. 힘을 실어 정확하게 맞추어도 멀리 날아간다. 장타 욕심보다는 정확한 타격을 우선한다면 예전의 손아섭으로 곧 돌아올 것으로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지난 30일 마지막 타석에서 보여준 손아섭의 모습으로 말이다. 롯데의 부활은 손아섭만의 몫이 아니라 롯데 선수 모두가 고르게 짊어져야할 부분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