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연 1.75% 동결, 경제 불확실성 증가에 신중론

입력 2019-05-31 10:35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은행이 6개월째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31일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후 1월, 2월, 4월 세 차례에 걸쳐 금리를 동결했다.

한은 금통위는 미·중 무역분쟁, 추가경정예산 등 대내외 변수를 고려해 금리를 동결한 것으로 파악된다. 수출과 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가 내리막이라 금리인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신중하게 경기를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한은은 그동안 금리인하 가능성에는 선을 그어 왔다. 이주열 총재는 이달 초까지도 금리 인하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었다.

금리인하를 단행할 경우 최근의 원화 약세를 더 가속화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이번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안정(가계부채 관리) 경계심도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가 완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가계부채 총량은 높은 수준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1540조원에 달한다. 기준금리 인하로 부동산 가격이 하향 안정세에서 반등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금리 동결 결정은 시장이 예상했던 결과다. 금융투자협회가 이번 금통위를 앞두고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200명(104개 기관)을 조사한 결과 전체 중 97%가 금리동결을 예측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제이피모건(JPM) 등 해외 투자은행(IB)들도 이달 동결을 전망했다.

다만 이달 금통위에서는 소수의견이 나왔는지가 주목된다. 소수의견은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커지게 만드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만장일치 결정 가능성과 소수의견 제기 가능성이 엇갈리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외 기관들은 성장률을 하향하는 동시에 한은에 금리인하를 권고했다.

이번 금통위의 소수의견 여부는 이날 오전 11시쯤 이 총재의 기자설명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