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필사적으로 도와달라 외쳤다” 바이킹 시긴호 승객 증언

입력 2019-05-31 09:30 수정 2019-05-31 09:44
헝가리 시민들이 30일(현지시간) 허블레아니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을 바라보고 있다. AP뉴시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소형 유람선 허블레아니호와 충돌한 대형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의 일부 탑승객들이 사고 당시 물에 빠진 피해자들의 모습을 목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바이킹 시긴호에서 즉각 구조 작업이 진행되지 않은 이유는 아직 규명되지 않고 있다.

31일 헝가리 언론 인덱스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바이킹 시긴호에 탑승했던 미국인 진저 브린튼(66)은 “우리는 발코니에 있었고, 사람들이 물에 빠진 것을 봤다”며 “그들은 필사적으로 도와달라고 외쳤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어떤 충돌도 느끼지 못했다”며 “당시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웠지만, 끔찍했다”고 말했다. 스위스 선적인 바이킹 시긴호의 탑승객 중에서는 부상자가 나오지 않았다.

다른 탑승객 클레이 핀들리(62)는 사고 당시를 비교적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우리 배(바이킹 시긴호)의 앞부분이 작은 보트(허블레아니호)의 뒷부분을 박았다”며 “불과 몇 초 뒤 보트가 뒤집혔고, 가라앉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 당시 모든 일이 너무 빨리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한 여성이 30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을 바라보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AP뉴시스

참사 이후 다뉴브강에서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이 모이고 있다. 사고 지점 인근 마가렛 다리 아래에는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피해자를 위로하는 뜻에서 시민들이 놓고 간 촛불들이 어둠을 밝히고 있다.

한편 헝가리 경찰은 30일 침몰사고를 일으킨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 유리 C.(64)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오데사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이번 사고가 그의 부주의한 운항으로 인해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