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참사 일으켰다” 바이킹 시긴호 선장 체포

입력 2019-05-31 08:15 수정 2019-05-31 10:16
헝가리 부다페스트 경찰이 유람선 침몰사고를 일으킨 바이킹 시긴호 선장을 체포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29일 한국 관광객들이 탄 유람선이 대형 크루즈선과 충돌한 뒤 침몰해 최소 7명이 사망하고 십수명이 실종됐다. 유람선과 충돌했던 '바이킹' 크루즈선의 아래쪽에 충돌 자국이 30일(현지시간) 선명하게 나타나 있다. 부다페스트=AP뉴시스

30일(현지시간) 헝가리 방송 M1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전날 밤 유람선 허블레아니호와 충돌한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 유리 C.(64·우크라이나 국적) 선장을 체포했다. 유리 선장은 우크라이나 오데사에 사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리 선장은 사고 이후 관련 조사를 받아오다 피의자 신분으로 변경되면서 긴급 구금됐으며 현재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 조사에서 확보한 물증과 진술에 근거해 그를 체포했다”며 “치명적인 대량 참사를 일으킨 이번 사고에서 위협적인 운항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리 선장의 부주의로 사고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바이킹 시긴호에는 4m 단위로 선박을 식별하는 장치가 있는데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30일(현지시간)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가 발생한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사고 지점 인근에 있는 머르기트교 난간에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꽃이 꽂혀있다. 부다페스트=AP뉴시스

바이킹 시긴호에 탑승한 미국인 관광객은 “처음엔 그 배(허블레아니호)를 비껴갈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 배 앞쪽이 작은 배의 뒤쪽을 쳤고, 그 이후 배의 반대쪽 선체가 튀어 올랐고, 몇 초가 안돼서 다시 가라앉았다”고 말했다.

가해 선박은 탑승객이 침몰된 유람선을 ‘작은 배’라고 표현할 정도로 거대했다. 가해 선박은 135m, 피해 선박은 27m에 불과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킹 시긴은 95개의 객실이 있는 해상 호텔급 선박이다. 최근 몇 년간 다뉴브 강에서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