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일어난 유람선 침몰 사고의 가해 선박에 탄 승객의 말이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설마 부딪히겠냐고 생각했지만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졌고, 상대적으로 작은 배는 수초 내 침몰했다고 전했다.
바이킹 시긴에 탑승한 미국인 관광객 클레이 핀들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게 순식간에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그 배(허블레아니호)를 비껴갈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 배 앞쪽이 작은 배의 뒤쪽을 쳤고, 그 이후 배의 반대쪽 선체가 튀어 올랐고, 몇 초가 안돼서 다시 가라앉았다”고 말했다.
가해 선박은 탑승객이 침몰된 유람선을 ‘작은 배’라고 표현할 정도로 거대했다. 가해 선박은 135m, 피해 선박은 27m에 불과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킹 시긴은 95개의 객실이 있는 해상 호텔급 선박이다. 최근 몇 년간 다뉴브 강에서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스위스 회사인 바이킹 시긴 운영사의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바이킹 시긴의 승무원이나 승객 중 부상자는 없다”며 “우리는 당국의 요청에 따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인 33명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호는 29일(현지시간) 유럽 3대 야경 중 하나로 꼽히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즐기는 관광 일정을 소화하다 크루즈선인 바이킹 시긴호에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 1시간가량의 관광을 마치고 정박을 몇 분 앞둔 시점, 빠른 속도를 내면서 다가온 바이킹 시긴호에 허블레아니호는 밀려가다가 뒤집혔다. 바이킹 시긴호는 충돌 후 구호 조치 없이 계속 운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 선박을 몬 우크라이나 출신 60대 선장은 현재 구금 상태다.
30일 참좋은여행사에 따르면 사고가 난 유람선 허블레아니에는 여행객 30명과 가이드 1명, 현지 가이드·사진작가 등 한국인 탑승자 33명이 탔다. 31일 오전 현재까지 정모(31·여)씨, 황모(49·여)씨, 이모(66·여)씨, 안모(60)씨, 이모(64·여)씨, 윤모(32·여)씨, 김모(55·여)씨 등 7명이 구조됐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