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허블레아니(인어)’호에 탑승했다가 실종된 21명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난항을 겪고 있는 현지 분위기가 전해졌다.
헝가리에 4년째 거주 중이라는 현지 교민 이전영씨는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새벽 4시부터 이미 메인 뉴스 채널들이 대대적으로 (이 사고를) 보도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며 “날씨가 안 좋고 유속이 빨라 구조가 어렵다는 내용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들어 5월에 갑자기 기온이 평상시보다 낮아지고 비가 연일 이어졌다”며 “특히 (사고가 난) 지난 밤에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바람이 심하게 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고 소식을 접하고) 처음 든 생각이 ‘지난 밤에 배가 떴다고?’였다”며 “현지 뉴스도 차가 물에 잠기고, 나무가 쓰러지는 등 이례적인 폭우 상황에 대해 계속 보도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자신도 과거 다뉴브강을 유람하는 선박에 탑승한 적 있다며 당시 느꼈던 유람선 내 안전 관리 실태를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탑승했던 2016년에도 구명조끼에 대한 안내를 전혀 받지 못했다. 구명조끼의 위치도 전혀 몰랐다”며 “다른 분들의 말을 들으니 당시 스태프에게 구명조끼 착용에 대해 물었으나 별로 위험하지 않으니 그냥 타도 된다는 식의 안내를 받았다고 하더라”고 했다. “헝가리 정부 정책적으로도 안전을 강조하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앞서 허블레아니호는 29일 오후 9시5분쯤(한국시간 30일 오전 4시5분) 다뉴브강을 운항하던 중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과 충돌해 침몰했다. 배에는 국내 여행사 ‘참좋은여행’ 패키지 투어를 하던 한국인 관광객 33명과 헝가리 승무원 2명 등 35명이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고로 지금까지 한국인 관광객 7명이 사망하고 헝가리 승무원 2명을 포함한 21명이 실종됐다. 현재까지 구조된 사람은 7명이다. 현지에서는 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으나 계속된 폭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허블레아니호 인양 준비가 진행되고 있지만 개시 시점은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