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우고 술 마시는 여성, 강간 확률 높다” 中 황당 성교육

입력 2019-06-02 05:00

“담배를 피우고 술 마시는 여성들이 강간당할 확률이 더 높다”

중국 안후이성 소재의 한 중학교에서 배포한 성폭력 예방 자료가 중국 전역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배포된 해당 안내서는 성폭력 예방을 위해 학생들을 교육할 목적으로 학교 자체적으로 제작됐다. 자료에는 성폭력의 정의와 원인, 대응 방법 등이 담겨있었다.

논란이 된 부분은 성폭력의 원인을 설명한 단락으로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여성은 강간당하기 쉽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강간 이유에 대해서는 피해자 중 몇몇이 술에 취해있거나 담배를 피운 전력이 있는 등 나쁜 행실을 보여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해자에게 ‘쉬워 보이는 행동’을 한 게 강간을 당한 이유라는 취지였다.


한 네티즌이 해당 자료를 인터넷이 공개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네티즌은 “이런 내용이 중학생의 성폭력 예방용 수업 자료로 사용된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며 “해당 자료는 가해자의 시선에서만 작성됐고 심하게 편파적이다. 이런 내용은 성폭력의 원인을 여성에게 돌려 학생들에게 왜곡된 성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료를 만든 해당 학교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중국 언론들은 학교 측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학교 교장은 “자료 제작을 맡은 선생님들이 작성한 것으로 문제가 확인되자마자 자료 배포를 중단했다”며 “사회에 너무 많은 유혹이 있음을 우려해 중요한 시기에 학생들이 자신의 말과 행동을 주의할 수 있도록 지도한 것뿐이다”라고 밝혔다.

안후이성 교육체육국 관계자는 이 사건과 관련해 관련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아직 징계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러한 교육자료는 선생님이 직접 작성하는 것보다 전문가가 해야 한다”거나 “여성이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것은 나쁜 것이라는 구시대적 발상이 놀랍다” “성폭행의 원인을 여성에게서 찾는 것이 가장 위험한 것” 등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도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