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이하(U-18) 한국 축구대표팀이 예의 없는 행동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대한축구협회는 중국축구협회 측에 사과 공문을 전달하기로 했고, 대표팀 선수단은 비난이 일자 숙소 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정수 U-18 대표팀 감독은 30일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측이 좋은 대회에 초대해주었는데 우리가 불미스러운 행동을 했다. 모두 다 내 잘못”이라며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 중국 국민의 감정을 상하게 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한다”고 긴급 사과문을 발표했다. 경기를 뛰었던 선수들은 무거운 표정으로 침묵했다. 김 감독은 이후 청두축구협회장을 찾아가 다시 사과할 예정이다.
중국 청두시 초청으로 판다컵에 참가한 한국 U-18 축구대표팀은 3전 전승으로 실력을 과시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상대 골망에 9득점을 퍼붓는 동안 단 1실점만 허용했을 정도로 압도적인 실력 차였다. 논란은 29일 우승을 자축하는 과정에서 터졌다. 대표팀 수비수 박규현이 우승 트로피에 발을 올리는 돌출 행동을 했다. 이는 현장에 와있던 중국 기자단들에게 고스란히 포착됐고, 사진이 퍼져나가자 중국 네티즌들과 현지 매체들은 맹비난하고 나섰다. 한 중국 기자는 우승 트로피에 소변을 보는 액션을 취한 선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대회를 주최한 청두축구협회 관계자는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한국은 대회에 초청하지 않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U-18 대표팀 선수들은 31일 귀국할 예정이다. 원래 30일 외출을 부여받아 자유시간을 만끽할 예정이었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후 숙소에서 자숙하기로 했다. 협회 관계자는 “선수들이 어리다 보니 잘못된 행동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 것 같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협회와 선수단이 급하게 진화에 나섰지만 후폭풍은 끝나지 않았다. 중국 웨이보로 퍼져나간 세리머니 사진은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이번 일이 중국인들의 혐한 감정을 부추긴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