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시장 진입장벽 낮춘다

입력 2019-05-30 18:01
파생상품시장 거래 비중(단위: %)

개인투자자
기관투자가
외국인투자자
2011년
25.6
48.7
25.7
2018년
13.5
36.1
50.4
<출처: 금융위원회>


‘개미’(개인투자자)들의 파생상품시장 진입을 막았던 각종 규제가 완화된다. 헤지(위험회피) 목적의 투자가 많아지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코스피200 위클리옵션’도 도입된다. 국내 파생상품시장의 경쟁력을 높여 해외로 나간 투자자들의 발길을 국내로 돌리기 위한 조치다. 개인투자자 진입장벽은 이르면 올해 3분기부터 낮아진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30일 부산 남구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혁신성장과 실물경제 지원을 위한 파생상품시장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파생상품시장은 2011년 시행된 파생시장 건전화 조치 이후 투기적 거래가 줄고 헤지목적의 장기거래가 증가하는 등 건전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진입장벽이 높아 개인투자자는 해외 파생상품시장으로 대거 빠져나가고 외국인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됐다. 지난해 파생상품시장 거래 비중을 보면 외국인이 50.4%나 차지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개인투자자의 기본예탁금을 대폭 줄이고, 사전교육과 모의거래 시간도 큰 폭으로 단축키로 했다. 현재 개인 일반투자자가 파생상품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최소 2000~5000만원의 기본예탁금이 필요하다. 개인 전문투자자는 최소 500만원 이상이 있어야 한다. 올해 3분기부터는 전문투자자의 경우 기본예탁금이 없어지고, 일반투자자는 증권사가 개인의 신용·결제이행능력을 고려해 1000만원 이상에서 결정한다. 사전교육 30시간, 모의거래 50시간을 이수해야 했던 것도 사전교육 1시간, 모의거래 3시간 의무로 짧아진다. 증권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자율적으로 교육할 수 있다.

기관투자가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해외거래소보다 높게 적용되던 위험관리증거금도 조정한다. 현재는 한도초과액 100%에 신용위험한도 10%가 추가로 요구된다. 개선안에서는 신용위험한도 10%를 폐지하기로 했다.

또한 코스피200 위클리옵션이 도입된다. 현재 코스피200 옵션은 매월 결제가 이뤄진다. 주 단위로 결제가 이뤄지는 위클리 옵션이 일반적인 미국 유럽 일본 등과 상반된다. 옵션 만기가 한 달에 1번 돌아올 경우 시장 변동에 민첩하게 대응하거나 위험 관리가 어렵다. 주 단위로 결제를 하는 위클리 옵션을 도입하면 위험관리 수단이 정교해지고, 옵션 만기일 분산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이밖에 파생상품의 주도적 개발을 위해 포지티브 방식의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개편한다. 지금까지는 파생상품의 상품명과 기초자산 등 상품명세를 한국거래소의 자체 규정 세칙에 나열하는 방식으로 상장이 이뤄졌다. 앞으로는 금융투자업자가 상품을 제안하면 거래소가 검증하고 금융당국이 추가 검증하는 방식을 통해 상장적격성을 심사한 후 상장할 수 있다. 지수 개발권을 대폭 개방해 시세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신규 지수에 대한 아이디어 제공자에게는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도입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에 기본예탁금 완화 조치나 위클리 옵션 도입 등으로 국내 시장이 발전했으니 개인투자자가 해외에서 많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금융위는 연구용역이 필요한 과제는 연내로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앞선 개선 방안들도 올해 추진할 계획이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