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범 이어 보상선수 신화 도전…‘정우람 보상’ 조영우, KT전 선발출격

입력 2019-05-30 16:52 수정 2019-05-30 17:07

양의지(32)가 총액 125억원의 FA 계약을 통해 두산 베어스에서 NC 다이노스로 이적했을 때 두산이 데려간 보상 선수는 투수 이형범(25)이었다.

이형범은 2012년 NC의 특별 지명 23순위로 입단했다. 선발 투수감이라는 평가는 받았지만, 2승 3패가 전부였다.

그런데 두산으로 건너와 완전히 달라졌다. 불펜 투수로 뛰며 31경기에 출전했다. 리그 최다 출장이다. 리그 전체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5승(1패) 8홀드를 챙겼다. 평균자책점도 2.55로 매우 좋다. 두산으로선 말그대로 잘 데려온 복덩이인 셈이다.

보상선수 신화를 꿈꾸는 또 한 명의 선수가 있다. SK 와이번스 투수 조영우(24)다. 2015시즌을 마치고 정우람(34)이 SK에서 한화 이글스로 이적할 당시 FA 보상선수로 넘어온 선수다.

조영우는 제주고 재학 시절 외야수였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이영민 타격상을 받을 정도로 타격에 재능이 있었다. 그러자 한화는 그를 2차 드래프트 5라운드 47순위로 뽑으며 투수로 선발했다.

그렇게 그의 투수 인생이 시작됐지만 순탄하지 않았다. 2014년 6경기, 2015년 1경기 1군 출전이 전부다. SK로 이적한 뒤 상무야구단까지 다녀왔지만 그의 자리는 없었다. 묵묵히 2군에서 훈련을 계속했다.

올해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달 30일 키움 히어로즈 경기에 출전했다. 1이닝 홈런 2개를 포함해 7안타를 맞고 5실점했다. 다음날 2군으로 직행했다. 그리고 지난 19일 콜업됐다. 지난 25일 NC와의 경기에선 1.2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만을 내주며 무실점 호투했다.

2군 성적도 좋다, 지난 5일과 지난 14일 선발 투수로 나서 각각 5.2이닝과 6.2이닝을 소화하며 각각 2실점했다. 승리 투수가 됐다. 2군 성적은 4경기 등판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조영우에게 1군 선발 기회가 주어졌다. 부상으로 빠진 문승원(30)의 자리에 임시 선발 기회다. 30일 KT 위즈와의 경기다.

상대투수가 평균자책점 2.78에 5승4패를 기록 중인 라울 알칸타라(27)라는 점에서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3이닝 정도만 막아준다면 대성공이다. 조영우가 이형범에 이어 보상선수 신화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