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 공격수 해리 케인은 선발로 나설 수 있을까. 오는 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펼쳐질 잉글랜드 리버풀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이다.
케인은 지난 4월 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전을 치르던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해 한동안 전력에서 빠져있었다. 남은 시즌을 뛰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무사히 회복했다. 지난달 초 토트넘이 네덜란드 아약스 암스테르담을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한 후 자신의 SNS를 통해 출전을 예고했다. 이후 결승을 앞둔 팀 훈련을 모두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훈련장에서 공개된 모습만 살펴보면 몸 상태에 문제는 없어 보인다. 강력한 슛을 날리고 전력 질주하는 그의 모습에서 부상 후유증은 찾아볼 수 없었다. 출전에 대한 의지가 엄청난 것으로 보인다.
케인의 선발은 측면 공격수인 손흥민이나 루카스 모우라 둘 중 하나의 포기를 의미한다. 셋 모두를 스리톱으로 기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만큼 중원에서의 2선 압박이 헐거워지기 때문이다. 그라운드 전체에서 강도 높은 전방압박을 펼치는 리버풀을 상대로는 위험 부담이 크다. 손흥민은 맨체스터 시티와의 8강전에서, 모우라는 아약스와의 4강전에서 도합 3골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팀이 결승까지 오는 데 막대한 지분이 있는 선수들이다. 꿈의 무대로 평가되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인 만큼 모두 선발로 나서고 싶어할 것임은 분명하다.
케인이 결승에 나선다면 51일 만에 출전이다. 실전 감각을 얼마나 끌어올렸을지 미지수다. 그렇다고 케인을 포기하기에는 그가 가진 한방이 있다. 올 시즌 부상으로 3개월여간 팀 전력에서 빠져있었음에도 여전히 팀 내 최다득점자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17골을 기록했으며,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모우라와 함께 5골을 득점했다. 케인이 가진 결정력은 토트넘이 가진 가장 큰 무기다. 결정적으로 유소년 때부터 토트넘에서 성장한 케인은 팀의 상징과 같다.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으로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여러모로 케인을 포기하기는 어렵다. 특출난 공격수 셋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상황.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딜레마는 여기서 시작된다.
현지 매체는 대체로 케인의 선발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잉글랜드 통계 업체 ‘후스코어드’는 손흥민이 빠지는 대신 케인과 모우라의 투톱을 전망했다. 이날 해설가로 경기를 지켜볼 주제 무리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 감독 역시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케인은 지난달 29일 훈련을 앞두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몸 상태에 전혀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당장 오늘이라도 경기에 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선발 여부에 대해서는 “감독이 결정할 문제”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