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만 (회동)하고 나가라고 하실 건 아니죠?”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30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방문해 인사를 건네며 이렇게 말했다. 윤 원내대표가 1년 임기의 정의당 원내대표로 재추대된 이후 인사차 예방한 자리였다. 웃으며 오가는 환담 속에 가시도 담겨있었다.
나 원내대표가 “축하드린다. 환영의 뜻으로 노란색 옷을 입었다”고 하자 윤 원내대표는 “정의당 색깔로 옷을 입어주셔서 감사하다”며 다시 “3분 이상 주실 거죠?”라고 물었다. 나 원내대표가 “(언론 앞) 공개 발언을 많이 하고 싶으시나”고 묻자 윤 원내대표는 “3분 생각이 나서요”라고 대꾸했다. 지난 3월 20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 당시 윤 원내대표가 선거제 개편 문제로 한국당를 강하게 비판한 데 항의하며 한국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했던 일을 꺼낸 것이다.
윤 원내대표는 이어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서 열렸던 임시의정원 수립 100주년 재연행사에서 자신이 여운형 선생, 나 원내대표가 최초의 여성 의원 김마리아 역할을 맡았던 사실을 언급하며 “여운형과 김마리아도 국호 문제 등을 두고 10시간 이상 격론을 벌였지만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은 한 가지였다. 방식은 다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아무튼 그때 뵙고 국회에서는 처음 뵌 것 같다. 매번 TV 화면으로만 뵀다. 앞으로 계속 국회에서 뵐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국당이 선거제 개편안 패스트트랙 지정 강행에 반발해 국회 의사일정을 보이콧하고 장외에서 벌인 민생 대장정투쟁도 일단락됐으니 이제 국회를 정상화하자는 뜻이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웃으며 “(한국당) 원내대표실은 항상 열려있다”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국회 정상화를 위한 모든 준비가 돼 있다. 다만 정리될 부분은 정리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화제를 돌리며 “임시의원정 말씀하시니, 그때 모두 모여서 재연사진을 찍지 않았나. 그때 제가 우연히 찍은 자리가 이승만 대통령 자리더라. (윤 원내대표는) 누구 자리에 섰었나”라고 물었다. 이에 윤 원내대표가 “아니, 대통령 꿈을 꾸고 계신가. 그만큼 나 원내대표가 정치의 중심에 계신다”고 말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갑자기 이상한 말씀 하시는데 빨리 비공개로…”라며 회동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