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부다페스트에는 건물마다 아름다운 조명이 설치돼 있어 프랑스 파리, 체코 프라하와 함께 ‘유럽 3대 야경’으로 꼽히는 도시다. 한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야간 유람선 관람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침몰한 여객선은 관광 업체 ‘파노라마덱’ 소속 ‘허블레아니(인어)호’로 알려졌다. 길이 27m, 폭 4.8m로 이 회사가 보유한 선박 중에서 작은 축에 속한다. 유람선은 2층 구조로, 정원은 60명이지만 크루즈 관광을 위해 내부를 레스토랑 형태로 꾸며 최대 45명을 태울 수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허블레아니호는 1949년 구소련에서 건조됐으며 1980년대에 헝가리에서 제조한 엔진으로 교체한 것으로 파악됐다. 건조 시점만 놓고 봤을 때 무려 70년 된 선박이다. 파노라마덱이 이 선박을 인수해 운항을 시작한 건 2003년으로 알려졌다.
여객선 침몰 당시 관광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선상에서 식사를 하며 야경을 감상하는 방식인 점을 미뤄, 착용하지 않았을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부다페스트 유람선 탑승 경험이 있는 이광희 씨는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유람선에) 구명조끼가 아예 구비가 돼 있지 않았다”며 “다른 배를 봐도 구명조끼 하나 구비된 배가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다페스트에 다녀온 관광객들이 올린 기념사진에서도 구명조끼를 착용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외교부에 따르면 허블레아니호는 29일 오후 9시(현지시간)쯤 한국인 33명과 헝가리인 승무원 2명을 싣고 다뉴브 강을 운항하다 크루즈선과 충돌해 전복됐다. 이 사고로 우리 국민 33명 중 7명이 숨지고 19명이 실종됐다. 나머지 7명은 구조됐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