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위→3위, 2017년 진격의 롯데’ 선발진·타순 고정화 우선

입력 2019-05-30 10:36 수정 2019-05-30 10:46

2017년 5월 13일 롯데 자이언츠는 9위까지 추락했다. 이틀 천하였긴 했지만, 같은 해 4월 11~12일 1위까지 올라갔던 롯데는 4월 후반부터 급격히 추락하기 시작해 급기야 최하위권까지 떨어진 것이다.

당시 상황은 최근 롯데의 모습보단 좋았다. 브룩스 레일리와 닉 애디튼 등 두 외국인 투수들은 부진했다. 토종 투수들은 대량 실점하며 무너지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5월 말에는 5~6위권까지 반등했다.

7위로 한 계단 내려앉은 롯데는 6월 한 달 동안 사실상 버티기에 돌입했다. 타선까지 답답했지만, 어쨌든 중위권 싸움을 하고 있었다. 버티기 싸움은 7월 말까지 계속됐다. 이때는 투수의 힘이 강해졌다. 레일리가 살아나고 조쉬 린드블럼이 합류하면서 선발진을 이끌었다. 박세웅도 토종 에이스의 위용을 과시했다.

‘진격의 8월’이었다. 선발진이 완벽하게 구축됐다. 레일리와 린드블럼, 박세웅, 송승준, 김원중까지 5인 체제가 완벽하게 갖춰졌다. 또 타선도 폭발하기 시작했다. 수비마저 안정되면서 롯데의 순위는 그해 8월 8일 6위로 올라서더니 18일에는 4위까지 쟁취하며 8월을 끝마쳤다.

9월 들어서도 4위에 계속 머물며 반등을 이루지 못하다 드디어 9월 23일 3위 자리에 올라섰다. 그리고 정규시즌을 3위로 끝마쳤다. 9위까지 추락했던 롯데가 후반기 ‘진격’ 모드를 갖추면서 가을야구에 진출한 것이다.

올해는 중위권 싸움을 하다 장기 연패를 거듭하며 지난달 14일 9위로 떨어졌다. 그러나 곧 반등해 7위를 회복했다. 5월은 최악이다. 7연패 속에 지난 8일 처음 10위로 추락했다. 그리고 또 7연패를 당하며 지난 22일 꼴찌로 추락한 뒤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올해 55게임을 치렀다. 89경기가 아직 남아 있다. 2017년 ‘진격의 롯데’ 모드를 살려낼 수 있다면 충분히 시간이 있다. 그러나 전제 조건이 있다. 더 이상의 실험보다는 길게 보고 밀고 나가야 한다.

우선 5인 선발 체제 구축이다. 레일리와 제이크 톰슨은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김원중도 안정감을 찾았다. 장시환도 불안하지만 희망을 보여줬다. 고졸 신인 서준원도 마찬가지다. 실패 속에서 해답을 찾아야지 변수를 자꾸 만드는 방식은 득이 되지 않는다.

타선 또한 마찬가지다. 기존 주전 멤버 중에서 손아섭 등 부진한 선수가 일부 있다. 빼기보다는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반드시 살아날 수 있는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다. 올해 새롭게 등장한 선수들의 경우 주전보다는 대타 카드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감독의 지략보다는 선수들을 믿고 가는 게 옳다. 그리고 극적인 반등을 위해선 감독 및 코치진 변경 등을 통한 충격 요법도 고려해볼만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