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장시환(32)은 29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 패전투수가 됐다. 그러나 역설적이긴 하지만 어찌 보면 그에게 가장 희망적인 요소를 본 날인지도 모른다.
14일 만에 선발 마운드에 복귀한 장시환은 1회말 투아웃 상황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양의지(32)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2회말에도 박민우(26)에게 적시타를 맞고 추가 실점을 했다.
3회말에는 카를로스 아수아헤(28)의 실책성 수비와 민병헌(32)의 실책이 겹치면서 1점을 또다시 내줬다. 4회말 선두타자 강진성(26)에게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그리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공식 기록은 좋지 못하다. 3이닝 동안 18타자를 상대하며 홈런 1개를 포함해 안타 7개를 허용하면서 5실점했다. 평균자책점만 따지면 15.00이나 된다. 피안타율도 0.467이다.그런데 장시환이 이날 내준 볼넷은 마지막 타자였던 강진성에게 내준 게 유일했다.
장시환은 이때까지 투구수가 75개에 불과했다. 충분히 더 던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이날 안타는 많이 허용했지만 공끝도 좋았고, 제구력도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롯데 코치진은 장시환을 내렸고, 이어 올라온 정성종(24)은 NC 박석민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장시환을 믿고 좀더 마운드를 맡겼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뒤늦은 후회가 되는 장면이다.
장시환은 올 시즌 10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와 볼넷이 없었던 적이 없었다. 모든 경기에서 2개 이상을 내줬다. 2군으로 내려가기 전 지난 9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선 5이닝 동안 볼넷 4개와 몸에 맞는 공 1개를 허용했다. 그리고 지난 15일에는 3이닝 동안 볼넷 3개를 허용했다. 10경기서 25개의 볼넷을 내줬다.
장시환은 빠른 볼을 갖고 있다. 그러나 변화구 제구력이 나쁘다는 것은 모두가 안다. 항상 볼카운트가 몰린 뒤 장타를 허용하곤 했다. 이제는 볼 카운트 싸움에 신경 쓸 때가 됐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는 게 가장 중요하다. 볼배합 보다는 안타를 맞더라도 힘으로 밀어붙이는 투수 운영이 필요해 보인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