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샌즈, 타점왕 2파전’ 박병호 최다 146타점 도전

입력 2019-05-29 08:44

올 시즌 타점왕 경쟁이 2파전 양상으로 굳어지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리 샌즈(32)는 28일 LG 트윈스와의 경기 2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좌익수를 넘어가는 선제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53타점째였다.

이에 맞서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37)는 NC 다이노스와의 경기 6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일거에 3타점을 쓸어담으며 54타점으로 타점 1위로 나섰다.

현재 타점 페이스는 샌즈가 조금 낫다. 샌즈는 최근 10경기에서 홈런 4개를 때려내며 13타점을 수확했다. 그러나 타율은 0.244로 자신의 시즌 타율 0.306에 못 미치긴 했다.

타점을 생산할 수 있는 여건도 샌즈가 우위다. 테이블세터를 주로 형성하는 서건창(30)은 타율 0.302에다 출루율도 0.380으로 타점 기회를 자주 제공한다. 1번타자와 3번 타자를 오가는 이정후(21)도 0.320의 타율과 0.369의 타율로 자주 나간다.

김하성(24) 역시 타율 0.333과 출루율 0.412로 큰 보탬이 된다. 4번 타자 박병호(33)도 타율 0.303과 출루율 0.430으로 타점 밥상을 잘 차려준다. 3할 타자 4명이 앞선 타석에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타점 기회가 많다.

반면 이대호는 자신이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많지만 홈런이 잘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0.351이며 10타점을 올렸다. 그러나 홈런은 1개였다.

키움에 비해 약한 테이블세터진도 이대호에겐 불리한 상황이다. 민병헌(32)이 0.439를 기록하고 있지만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손아섭(31)은 최근 10경기 성적이 0.143에 머물 정도로 부진하다. 카를로스 아수아헤(28)도 2할 7푼대의 타격을 보이고 있어 이대호로선 불리하다.

이대호는 2006년 88타점으로 타점왕을 차지한 바 있다. 또 2010년에도 133타점으로 타점왕에 올랐다. 이대호가 현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144타점까지 가능하다.

한 시즌 최다 타점은 박병호가 2015년 기록한 146타점이다. 이대호가 자신이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떨쳐내고 자신의 부드러운 스윙을 이어간다면 넘어서질 못할 목표는 아니다. 이대호가 9년만에 타점왕에 오를 수 있는 기세를 이어간다면 롯데 역시 가을 야구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