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중앙회장, 이해찬 만나 “총선 때 비례대표 꼭 달라”…논란 예상돼

입력 2019-05-28 23:54 수정 2019-05-29 00:02

제갈창균 한국외식업중앙회장이 28일 더불어민주당 공식 행사에서 이해찬 대표를 향해 “내년 총선에서 비례대표를 꼭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익단체 대표가 여당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비례대표 의석을 요구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 중구에 있는 한국외식업중앙회에서 정책간담회를 열고 카드 수수료 인하,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일자리 안정자금 등 자영업자를 위한 당정의 노력을 외식업계에 전하는 한편 이들의 애로 사항을 청취했다.

이 대표와 지도부들의 발언이 이어진 뒤 마이크를 잡은 제갈 회장은 과거부터 지방선거와 총선, 대선 때 민주당을 도왔는데도 비례대표 의석을 배정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6년 총선 때 우리 단체에서 비례대표를 신청했다. 새벽까지 거기서 (선거) 운동을 해서 우리가 12등을 했는데 결과 발표는 28등으로 조정했더라”며 “당시 김종인 대표가 (우리를) 배신했다. 정말 기만을 당하고 정치 세계가 이렇게 눈속임하고 의리를 배반하는가 하는 감정을 갖고 있다”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지난해 8월 최저임금 인상 정책에 반발해 열린 광화문 집회(전국 소상공인 총궐기 대회) 때도 정부 측을 적극적으로 도왔다고 말했다. 제갈 회장은 “당시 소상공인연합회장이 ‘제발 좀 도와 달라, 같이 하자’고 했는데 민주당 의원 세 분이 두 시간이나 저를 붙잡고 ‘굳이 집회를 회장님이 하시냐’고 해서 우리가 인원을 줄였다”며 “이런데도 왜 민주당은 저희들에게 관심을 안 주시냐”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내년 4·15 총선 때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법적으로 개정되면 비례대표는 당연히 우리 충남 출신인 이 대표님께서 한 자리를 (우리들한테) 주셔야 한다”면서 “우리를 앞세워서 필요할 때는 부르고 그렇지 않을 때는 나 몰라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난 대통령 선거 때도 20만 명의 진성 당원을 만들어 국회에서 기자회견도 하고 5대 일간지에 1억원을 들여서 우리는 지지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며 “다시 한 번 대표님께 말씀 드리는데 내년 4·15 총선에서 비례대표를 꼭 주셔야 한다. 부탁드린다”고 거듭 요청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 대표는 제갈 회장의 발언 당시에는 대답 없이 어이없다는 듯한 웃음만 지어 보였지만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회의에서 “공천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외식업중앙회장의 발언은 지난 선거가 돈을 매개로 비례대표를 약속한 금권 선거이며 부정 선거 소지가 있음을 폭로하고 있다”며 “사법 당국은 공소시효와 관계 없이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