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하겠다, 대신…” 국제PJ파 부두목이 경찰에게 내건 조건

입력 2019-05-28 18:08 수정 2019-05-28 18:10
피의자들이 양주시청 인근 공영주차장에 시신을 유기하고 달아나고 있다. 사진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제공

50대 부동산업자를 납치·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도주 중인 국제PJ파 부두목 조모(60)씨가 조건부 자수 의사를 밝혔으나 경찰이 이를 거절했다.

28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23일 가족을 통해 경찰에 자수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다만 조씨는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수사해달라는 것과 충분한 의견 개진 기회를 달라는 두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방송에 보도된 내용이 모두 맞지 않다. 죽일 의도와 이유가 전혀 없었다”며 억울함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씨의 제안을 거절했다. 객관적인 수사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조건부 자수 원칙적으로 받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조씨의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조씨가 수사에 비협조적일 가능성이 있고 진술 신빙성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사건이 이미 경기 양주경찰서에 이첩됐다”며 “관할 경찰서에서 수사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조씨는 지난 20일 오전 1시10분쯤 공범 2명과 친동생을 동원해 부동산업자 박모(56)씨를 BMW 승용차에 태워 이동한 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지난 19일 조씨를 만난다며 집을 나선 뒤 연락이 끊겼고 이틀 뒤인 20일 오후10시30분쯤 양주시 인근 공영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22일 수면유도제를 복용한 후 의식불명 상태인 공범 2명을 체포했다. 같은날 새벽 조씨의 친동생도 자택에서 붙잡았다. 이들은 모두 구속된 상태며 조씨는 도주 행각을 이어가고 있다.

조씨가 이끄는 국제PJ파는 광주지역 폭력조직이다. 유흥업과 각종 이권 사업으로 크게 성장해 상당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