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안 말이산 고분군에서 보물급 상형토기 발견

입력 2019-05-28 13:24
아라가야 최초의 고총고분인 경남 함양 말이산 고분군(사적 제515호)에서 1600년 전 가야인들의 생활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보물급 유물인 집모양토기 등 상형토기 4점이 출토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경남도와 함안군은 말이산 고분군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올해 2월부터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북쪽지역의 미정비구간에 대한 발굴조사를 하고 있는 (재)두류문화연구원이 집모양토기 등 상형토기 4점을 출토하고, 29일 오후 2시 발굴현장을 공개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발굴조사는 말이산 고분군 북쪽의 가야시대 덧널무덤과 돌덧널무덤 등 7기를 대상으로 실시, 이 가운데 45호분은 1986년 처음 발굴 됐으나 당시에는 무덤의 흔적을 찾지 못해 가야고분 진위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이어져왔다.

그러나 계속된 논란 끝에 지난해 실시한 시굴조사에서 가야고분임이 최종 확인됐고, 올해 발굴조사에서는 덧널을 내부구조로 하는 봉토분임을 추가로 밝혀졌다.

봉분의 규모는 지름 20m, 높이 1.8m로 중심능선에 위치한 암반대를 원형으로 비스듬히 깎아 봉분의 가장자리를 조성하고, 가운데를 파내어 덧널을 배치, 길이 6.7m, 너비 2.7m로 기존 발굴된 아라가야 덧널무덤 중 가장 큰 규모이다.

이번 발굴과정에서 집모양토기, 배모양토기, 등잔모양토기, 동물장식뿔잔 등 보물급 유물 4점과 다수의 토기가 함께 출토돼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토기들이 한 고분에서 출토된 경우는 처음이며, 투구와 큰 칼, 말갑옷, 금동제 마구 등도 함께 출토됐다.

이 중 집모양토기는 9개의 기둥 위에 건물을 올려놓은 고상가옥을 본떠 만든 형태로 맞배지붕과 대들보, 도리, 서까래, 빗장을 걸어 놓은 대문 등 한국 전통건축의 주요 부분을 자세하게 표현한 것으로 지붕과 가옥 뒷면에 주둥이를 붙여 주전자로 사용했다.

배모양토기는 가야시대 통나무배에서 구조선(조립선)으로 발전하는 중간 단계인 준구조선을 형상화한 토기로 유선형의 선체에 양 측판의 윗면에는 각 5개씩의 노걸이가 배치돼 있는 형태로 배의 뒷부분인 고물부가 뚫려 있어 잔으로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이주헌 국립문화재연구소 고고연구실장은 “이번에 출토된 상형토기는 기존 알려진 집모양, 배모양, 등잔모양토기 등의 출토 맥락을 확인해주는 중요한 고고자료”라며 문화재 지정을 권고했다.

또 하승철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단 조사연구실장은 “가야문화를 이해하는 데 대단히 중요한 학술자료로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에 등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말이산 45호분의 입지와 규모, 출토유물 등으로 볼 때 400년을 전후한 시기에 조성된 아라가야 최고지배층의 무덤이자 최초의 고총고분으로 가야고분의 점진적인 발전과정과 가야의 건축과 조선 기술을 복원하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돼 향후 학계의 반응이 주목된다.

한편, 류명현 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경남은 말이산 고분군 외 김해 예안리, 고성 내산리, 합천 옥전고분군 등 주요 가야유적에 대한 학술발굴조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가야사의 실체 규명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